▣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한반도가 왜 반도인지 아십니까?”
진용옥(63·전파공학) 경희대 교수와의 인터뷰는 간혹 질문자와 답변자가 뒤집혔다. 솔직히 한반도(韓半島)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상했다. 분명히 대륙에 붙은 땅인데 왜 섬인지, 게다가 절반인지…. 변방이어서 반쯤은 섬이라는 뜻이었을까. 진 교수의 설명은 이랬다. “그게 식민사관입니다. 일본이 붙인 이름을 아무 의심 없이 그대로 받아쓰고 있죠. 일본은 온도(穩道·온전한 섬)이고 조선은 반쪽짜리 섬이라는 뜻에서 반도라고 했던 건데….”
음향·전파 전문가의 남다른 한글 사랑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궁금해 만났는데 ‘현문우답’은 계속됐다. 독도도 원래 이름인 우산도(于山島·산처럼 생긴 섬이라는 뜻)의 뜻을 살려 멧바위섬이라고 바꿔야 하고, 만주(여진족인 만족의 땅)라는 명칭도 그곳이 고조선·고구려의 땅이었던 만큼 우리는 고구려와 고조선에서 한 글자씩 따서 ‘고선주’ 같은 이름으로 달리 불러야 옳다고 했다.
그의 이런 주장은 어떤 사물이든지 이름이 제대로 불려야 그 쓰임도 바를 수 있다는 데서 출발했다. 1996년 라는 제목의 통신의 역사에 관한 책을 쓰던 중에, 예전 자료를 들여다보면서, 우리의 시각에서 본 역사지리가 거의 없는 데에 절망했던 진 교수는 우리 역사와 말글에 열정을 쏟아부었다.
진 교수는 최근 “서울의 관문인 인천공항은 아무 이름이 없는 무명 공항이나 마찬가지인 만큼 적당한 이름을 찾아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미국 뉴욕의 JFK공항, 프랑스 파리의 드골공항, 영국 런던의 히드로 등이 업적을 기릴 만한 대통령과 총리의 이름을 붙인 것처럼 인천공항을 세종공항으로 바꾸자고 제안한다. 왜 세종일까.
“인천공항이 들어선 곳이 영종(永宗)도와 용유(龍遊)도입니다. 긴 마루와 용들이 노니는 섬이죠. 활주로가 긴 마루이고, 비행기는 하늘을 나는 용에 비유할 수 있으니 그럴듯하지 않습니까. 세계를 향해 뻗은 마루라는 뜻의 세종(世宗)은 어떤가요. 섬 이름도 용비어천도(龍飛御天島)로 바꾸면 멋질 것 같은데요.” 말장난처럼 보이지만, 진 교수의 이런 제안에는 천재적인 청음 분석 능력을 지녔던, 그래서 한글을 창제할 수 있었던 음성과학자 이도(세종대왕의 본명)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애정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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