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현대중공업 변압기생산부 기사인 김인태(39)씨는 일상의 굴레를 벗어나는 순간 흙을 매만지는 도예가로 변신한다.
울산 방어동 자신의 단독주택 안에 마련한 도예공방 ‘몽유도예’에서 토련기로 흙을 반죽해 뽑아내는 일에 열중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의 피로를 잊는다. 몽유도예 공방에는 도자기 형상을 만드는 물레질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도자기를 굽는 시설까지 갖춰져 있다.
“늘 기계를 만지고 용접일을 번갈아 하는 딱딱하고 차가운 업무를 하거든요. 퇴근 뒤에 흙 만지는 작업을 하다 보면 마음이 푸근해져요. 흙에서 내가 원하는 작품이 나올 때는 희열을 느끼죠.” 전화기로 전해지는 목소리에서 온기가 묻어났다.
김씨의 흙 작업은 단순한 취미 수준을 넘어선 듯하다. 지난 1997년 근로자복지공단 주관의 근로자문화예술제 도예 부문에 공모해 입선한 데 이어 이듬해 같은 예술제 미술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또 김씨의 몽유도예 공방은 2002년부터 3년 연속 울산시 선정 우수공예 업체에 오르는 등 대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그는 그동안 만든 도자기 작품들을 모아 지난 2월22~28일 서울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중학교 때는 미술 공부를 하면서 화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집안 형편 때문에 예술고를 가지 못하고 공고로 진학했는데, 거기서 건축과를 택한 것도 미술과 관련 있을 듯싶어서였습니다. 막상 해보니 설계라는 게 회화와 너무 달랐지만….” 제주 청과상 보조, 대구 사하촌 식당 허드렛일, 울산 공사장 인부로 전전하는 동안 미술에 대한 꿈은 까맣게 잊혀졌다.
그가 다시 꿈을 살린 것은 울산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지 1년 만인 1992년. 회사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 생활도예반에 들어가게 되면서였다. 취미생활로 시작한 뒤 좀더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은 마음에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다니다가 만난 도예가 전수걸 선생한테서 사사하면서 도자기 만드는 전 과정을 익힐 수 있었다. “다들 퇴직한 뒤를 걱정하는데, 전 그렇지 않아요. 정해진 일이 있으니 흔들릴 게 없습니다. 큰 욕심도 없고,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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