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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혜] 욕심쟁이 동북아인 무러 하면 어떠리~

등록 2006-03-03 00:00 수정 2020-05-03 04:24

▣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아유~, 지금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제가 원래 욕심이 많거든요.”

지난 2월21일 오후 서울 장충동 평화포럼 사무실에서 만난 조진혜씨는 4개 국어에 능통한 신세대 활동가다. 1981년생이니 세는 나이로 이제 겨우(?) 스물여섯이지만, 쉴 새 없이 재잘대며 들려주는 경험담은 끝이 없다.

지난 2004년 10월부터 일본 평화단체 ‘피스보트’에서 아시아 지역 국제연대 담당자로 일하고 있는 그는 한 달에 한두 차례는 일본·한국·중국을 넘나들며 ‘동북아인’으로 살고 있다. 피스보트 주최 행사에 앞서 현장으로 날아가 각종 행사를 준비하거나, 각국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접촉해 다음 행사를 기획하는 게 그의 일이다. 이번에도 3월2~4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무력갈등예방국제연대’(GPPAC) 동북아 지역협의회 준비를 위해 잠깐 귀국했단다.

그의 ‘역마살’은 지난 2002년 여름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면서 시작됐다. 1년 예정으로 떠났던 연수를 ‘사스’ 때문에 8개월 만에 마감하고 돌아온 그의 눈에 모교인 성공회대와 피스보트가 함께 마련한 세계일주 연수 프로그램 참가자 모집 공고가 눈에 띄었다. 앞뒤 잴 것 없이 응모한 그는 ‘운 좋게도’ 연수 대상자로 선정돼 2004년 4월부터 석 달 반 동안 지구를 한 바퀴 돌며 16개국을 둘러볼 수 있었다.

여행을 다녀온 뒤 졸업을 앞두고 진로 문제로 고민하던 그에게 ‘뜻밖의 기회’는 다시 찾아왔다. 한·일 평화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에서 자원활동에 열심이던 그를 눈여겨본 피스보트 쪽이 일자리를 제안한 것이다. 세계일주 여행조차 반대했던 그의 부모는 “절대 안 된다”고 막아섰지만, 그는 “1년만 해보고 돌아오겠다”고 설득한 뒤 짐을 꾸렸다. 어느새 ‘약속한 1년’을 훌쩍 넘기고 있는 그에게 ‘앞으로 뭘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유엔 같은 국제기구에서 일해보고 싶기도 하고, 한국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그가 쏟아내는 ‘장래희망’ 리스트는 한동안 이어졌다. 팔레스타인 난민촌이나 내전으로 얼룩진 과테말라의 빈민촌에서 주민 지원사업도 해보고 싶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제관계에 대한 공부도 계속하고 싶단다. “하는 일이 중요하지 그게 시민단체면 어떻고, 기업이나 정부면 또 어떠냐”며 웃는 그에게 “그래서 10년 뒤쯤엔 뭘 하고 있을 것 같으냐”고 다시 물었다. 잠시 뜸을 들이더니 “기자가 돼 있을지도 모른다”며 깔깔거리는 이 친구, 아무래도 ‘욕심쟁이’가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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