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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김치야, 미국가자!

등록 2005-12-09 00:00 수정 2020-05-03 04:24

▣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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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가, 우리는 걱정해도 외국에서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배추 재배농가나 김치업계가 시름을 덜 수 있는 큰 효과가 있을 겁니다. 우리 김치를 돈 주고 홍보하려 해도 어려운데 미국의 주요 매체에서 공식 보도하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 기회입니까?”

주미 한국대사관의 김재수(48) 농무관은 내년 2월이면 3년 임기를 마치고 농림부에 복귀할 예정이다. 그런데 최근 주변 동료들에게 “3년치 일을 한꺼번에 다했다”는 칭찬을 듣고 있다. 국내 김치가 기생충 문제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데, 정작 미국에서는 김치의 조류독감 치료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독점 발굴’해 국내 언론에 알렸기 때문이다. 국내 김치에서 발견된 기생충 알 논란이 미국의 김치 소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다가 우연히 미국의 주요 언론과 방송에서 한국 김치가 조류독감에 효과가 있다는 보도를 한 것을 알게 됐다. 김치의 조류독감 치료 효과에 대한 서울대 강사욱 교수의 연구 결과가 영국 에 소개된 뒤부터다.
김 농무관은 “전세계적으로 조류독감의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을 잘 활용하면 김치를 세계적 식품으로 도약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이어트를 추구하는 미국인의 식생활 패턴 변화에 따라 건강·발효 식품인 우리 김치가 미국에서 인기를 끄는 등 우리 식품의 본격적인 미국 진출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여기 와서 광우병 발생, 조류독감 발생, 9차례에 걸친 한-미 쌀 협상,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그는 지난 8월 농업 비교서인 <미국 농업정책과 한국 농업의 미래>를 펴냈다. 이 책은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1%도 안 되는 미국의 농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된 역사적·제도적 배경을 고찰하면서 개방화 시대를 맞은 한국의 농업이 생존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링컨 대통령이 농무부를 설립할 당시 그 이름을 ‘국민의 부처’라고 붙인 것이나 부시 대통령이 미국 농민의 정신이 ‘미국의 정신’이라고 강조한 것은 온 국민이 함께 농업을 걱정하고 지키자는 뜻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식품 미국시장 공략하기>(2003), <미국 농업 정책과 한국 농업의 미래>(2005) 등 2권의 책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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