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황우석 교수가 얘기했기 때문에 무조건 옳다고 하고, 그의 실험 성과를 일방적으로 찬양하고 지원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그 성과에 대해 사회적 논쟁을 시작해야만 한다.”
한재각(35)씨는 대다수 국민과 언론, 정치권이 세계적인 과학자로 칭송하는 황우석 교수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다. 단순히 문제 제기 수준이 아니다.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연구원인 그는 정치권과 사회 전체가 황우석 교수의 ‘개 복제’를 극찬하는 분위기 속에서 냉정한 평가를 촉구하는 민주노동당의 공식 논평까지 이끌어냈다.
지난 8월4일 민주당은 “황 교수의 연구에 무분별하게 열광하고, 정부와 언론을 통해 마치 난치병 치료의 길이 당장 열릴 것처럼 과장하는 것은 과학기술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황 교수와 정부·언론을 향해 쓴소리를 하는 논평을 발표했는데, 그 배후(?) 인물이 바로 한씨다. 그는 지난해 말 정부가 ‘최고 과학자 연구지원 사업’ 명목으로 황 교수에게 256억원의 과학기술진흥기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히자 “공개적 선정 심사도 없는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특혜”라며 공론화했고, 정부는 결국 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보완책을 마련했다.
한씨가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당 지도부, 황 교수 연구 성과의 혜택을 기대하는 장애인 당우들의 우려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황 교수에게 계속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나름의 신념과 전문성을 믿기 때문이다. 1997년부터 참여연대에서 생명윤리법 제정, 생명공학 감시 활동을 벌여온 그는 “사회 구성원들이 생명공학 기술의 진전으로 인한 사회적 성과를 제대로 누리려면 이 과정에서 파생되는 제반 문제점에 대한 사회적 평가와 합의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황 교수에 대한 무조건적 칭송이 오히려 복제 연구와 관련된 민주적 토론을 막고, 배아줄기 세포 연구 가능성과 위협성에 대한 사회 전체의 평가와 비판을 마비시킬 뿐 아니라, 황 교수도 인간 배아복제에 사용된 난자의 확보 경로 등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문에 대해 명확히 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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