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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수] 47kg 빼고 휴가 달린다~

등록 2005-08-11 00:00 수정 2020-05-02 04:24

▣ 하어영 인턴기자 ha5090@dreamwiz.com


“휴가 가고 싶으냐? 달려라!”
8사단 오뚜기 부대 의무근무대에서 휴가를 가고 싶은 장병은 ‘달린다’. 한달 동안 달린 거리를 각자가 기록해 가장 성적이 좋은 병사는 휴가를 나가게 된다. 달리기 왕 1호는? 1년 반 만에 무려 47kg의 살들과 이별한 운전병 신희수(23) 상병이다.

군에 가고 싶어서 단식원에도 들어가며 10kg을 감량해 108kg으로 현역 3급 판정을 받았지만, 곧바로 요요현상이 왔다. 결국 120kg의 몸으로 입대를 했다. 몸무게도 문제였지만 체력이 더 문제였다. 그 상태로는 정상적인 군사교육을 받는 것이 불가능했다. 결국 과체중인 신병을 따로 관리하는 ‘비만소대’에 배치받았다. 그에게는 기회였다. “사실 오래전부터 몸에 붙는 ‘이~뿐’ 옷이 정말 입고 싶었거든요. 몸이 가벼워지고 자신감도 생겼죠.” 휴가 때마다 옷 사는 재미도 생겼다. 뱃살을 감추기 위해 고집한 헐렁한 ‘힙합’ 차림은 신 상병에게 추억이 되었다.

감량비법을 물었다. “물론 달리기죠. 처음 20분은 싱거운 땀이, 40분이 지나면 짭짤한 땀이 흐르기 시작하는데 그 맛이 정말 좋아요.” 처음에는 연병장 한 바퀴 3분여를 돌기에도 벅차던 체력이 이제는 1시간을 달려도 끄떡없을 정도가 됐다. 러너스 하이(중간 강도의 운동을 30분 이상 계속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의 경험을 자랑할 만한데도 땀맛에 대한 소박한 감상을 늘어놓았다. “내가 ‘달리기 왕’이 된 뒤에 부대 동료들이 앞다퉈 달려요. 몸을 위해서든, 휴가를 위해서든! 너무 달려서 걱정스럽기도 해요.” 여자친구가 좋아하더냐고 묻자 지난 겨울 이별을 통보받았다며 “그 친구는 뚱뚱한 나를 좋아했었나 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제대 뒤에 다시 살이 붙기도 한다던데…”라는 질문에는 “달리기를 하는 한 결코 그렇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달리기 전도사 신 상병은 외친다. “달려라. 그 시작은 부실했으나 그 끝은 튼실하리니.” 오늘도 그는 달린다.

한겨레 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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