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김수홍(46) 사장이 언론을 피해다녔는지 언론이 그를 피했는지는 잘 모른다. 그는 “나서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하지만 건설업체로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영국계 AMEC 그룹의 한국 최고책임자인 김 사장을 언론이 여태 가만히 놔둔 것은 다소 뜻밖이다. AMEC은 지난 6월2일 착공한 인천대교 건설사업의 주관사다. 1조270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될 인천대교는 우리나라 최대 연륙교로 총연장 12.343km(세계 5위)에 이른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줄곧 김 사장을 따라다녔다. 인천대교는 국내 최초로 외국사가 주관하는 민간 투자사업으로 기록됐다. 그동안 사회간접자본(SOC)의 민자 유치에 외국사가 뛰어들어 사업권을 따낸 적이 없다. 또 사업시행 법인은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재무투자자들로 구성했으며, 시공사는 따로 입찰을 통해 결정하는 방식을 취했다. 김 사장은 “이렇게 해서 절감된 공사비는 결국 국가 보조금 감소 및 통행요금 인하로 직접 연결된다”고 말한다. 경실련이 인천대교를 민자 사업의 모범으로 꼽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사회간접자본 사업은 공익적 수익과 사업적 수익이 어우러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하나로 치우치면 행담도, 다른 하나로 치우치면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6년 이상 사업 협상을 해오면서 그에게 위기와 고난도 많았다. 새로운 사업 방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과거의 법과 제도, 관례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지난해에는 교각 폭을 놓고 선박 안전운항 문제로 시민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6개월이 넘게 사업이 늦어지기도 했다.
그는 건설사업가의 피를 이어받았다. 김 사장의 부친은 판문점을 설계하고, 우리나라 최초 아파트인 마포아파트를 건축했다. 그는 세계 제1의 시공력을 지닌 우리 건설업체들과 세계 제1의 기술력, 소프트웨어로 무장한 AMEC이 손을 잡고 제3세계 진출을 확대해나갈 수 있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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