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국내에서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활용한 무늬가 아트 상품 디자인에 등장한 지 오래다. 셔츠와 넥타이, 스카프, 지갑 등 다양한 제품에 한글 문양이 쓰이고 있다. 어쩌면 흔한 디자인 소재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장 한글 다자인이 세계 시장에서 아트 상품으로 통할지는 단언하기 힘들다. 이쯤에서 한양대 송민정 교수(시각·패키지디자인)의 디자인 작품을 바라보면 뭔가 대안을 찾을 수 있다. 한글의 놀라운 조형미를 확인하며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각디자인에 관련된 강의를 하면서 나만의 작품세계를 일구고 싶었어요. 그래서 한글과 알파벳 등의 글꼴에 관심을 갖고 지난 4년여 동안 작업을 꾸준히 했어요. 2년 전 ‘여백’을 주제로 개인전을 했는데, 안내책자를 본 일본의 지인들이 한글 타이포그래피에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그것이 지난해 여름의 일이다. 그리고 1년이 흐른 지난 11일 송 교수는 타이포그래피 아트 작품과 이를 상품화한 스카프를 들고 일본 도쿄로 갔다. 송 교수의 작품은 오는 18일까지 6일 동안 도쿄 긴자거리에 있는 센미키아 갤러리에서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송 교수의 작품은 한글의 생명력과 역동성이 느껴지는 ‘움직임’(Movement)을 주제로 작업했다. 한글의 닿소리와 홀소리가 직선과 곡선, 구심 혹은 원심의 움직임을 보이도록 크고 작게 배치한 작품이다. 여기에서 글꼴이 시선을 이리저리 유도하면서 여러 감정에 빠지도록 한다. 한글 글꼴이 움직임을 통해 예술적으로 승화되는 셈이다. 한글을 전혀 모르는 일본인이라 하더라도 저마다의 느낌으로 작품을 감상하며 한글을 경험할 수 있다. 그렇게 일본인에게 한글이 ‘꽂히면’ 한글 디자인의 상품화는 시간문제다. 일부 섬유업체는 벌써부터 송 교수 작품의 현지 상품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일 우정의 해를 맞아 일본에서 전시회를 여는 송 교수의 감회는 남다르다. 일찍이 사업을 하던 아버지를 따라가 도쿄 국제학교에서 고교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이때 송 교수는 오차노미즈 아트스쿨에서 디자인의 기초를 다진 뒤, 미국 뉴욕의 파슨스 다자인스쿨에 진학했다. “20여년 동안 한-일 관계가 엄청나게 변했어요. 요즘 일본에 갈 때마다 한국에 대한 친밀감이 더해가는 것을 피부로 느껴요. 욘사마로 대표되는 한류 현상 덕분이지요. 이번 한글 전시회가 한류 현상이 대중스타를 넘어 문화적으로 뿌리내리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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