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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익] 세계지리의 중심에 서다

등록 2005-06-16 00:00 수정 2020-05-02 04:24

▣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독도 문제가 국제사법재판소나 국제해양재판소로 간다면?

재판소에서 국제 분쟁지역의 자문을 구하는 곳은 세계지리학회(IGU)다. 유우익(55)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가 지난 4월27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세계지리학회 집행위원회에서 차기 사무총장으로 뽑혔다. 세계지리학회 135년사에서 구미 바깥 지역에서 사무총장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세계지리학회 집행위원들은 이를 두고 “구미 중심의 학문 독점의 시대가 끝나고 이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지리학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학술단체로서 99개 국가 지리학회와 620여개 단체 및 통신회원, 34개 분과회의를 거느리고 있다. 4년마다 한번씩 학문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지리학대회(IGC)를 개최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60년 세계지리학회에 가입했다. 현 세계지리학회 부회장이기도 한 유 교수가 사무총장에 뽑힘에 따라 워싱턴에 있는 사무국은 앞으로 서울로 옮겨온다. 유 교수의 임기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보장되고, 연임도 가능하다. 사무총장은 학회의 의제를 설정하고, 국제회의를 조직하고 관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자리다.

유 교수의 사무총장 선임은 기초학문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일 뿐 아니라 영토문제, 지역표기, 지역개발, 환경과 재해 등 국제문제에서 한국의 발언권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좋지 않은 역사지만, 구미의 왕립지리학회들은 19세기 후반 식민지의 확장과 자원개발 등 국익에 앞장섰다. 21세기에도 지리학은 여전히 기초학문인 동시에 국제관계에서 국익과 직결된 학문으로 기능한다. 유 교수는 “지리학회 사무총장은 지질학회나 정치학회뿐만 아니라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른 국제기구의 사무총장과 연대해 국제관계를 논의하는 자리가 많다. 국제 학술조직이나 기구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발언권과 역할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과 일본 등을 묶어 동아시아 지역 지리학회를 만들고, 북한이 세계지리학회에 가입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겨레 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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