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김아리 기자/ 한겨레 국제부 ari@hani.co.kr
미국에서 처음으로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했던 정치인 게리 스터드(68) 전 하원의원이 지난해 동성결혼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스터드 전 민주당 의원은 매사추세츠주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직후인 지난해 5월18일 혼인신고를 했으며, 6일 뒤 그의 보스턴 자택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는 1991년부터 사귀어온 오래된 연인이자 동성애자들을 위한 금융자문관인 딘 해라(48)를 배우자로 맞아들였다.
1973년부터 1996년까지 23년 동안 하원의원이었던 스터드는 1983년 10대 소년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정치 생명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는 당시 10대 소년과의 성관계에 대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동성애자’임을 고백했지만, 이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는 데 대해 보수 진영의 극렬한 반발을 샀다. 그러나 1년 뒤 56%의 지지율로 하원의원에 재선되는 등 ‘역전’을 빚어 미국 사회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때를 제외하고 그는 매번 평균 70%를 넘는 지지율로 하원의원에 당선돼 튼튼한 지지층과 인기를 확보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커밍아웃을 한 뒤 그는 본격적인 동성애 인권운동에 뛰어들어 동성애자의 군입대를 허용하는 등 성적 취향에 따른 고용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했으며,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를 위해서도 노력했다. 또 에이즈 예방과 연구, 치료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히 돌아다녔다.
스터드 커플은 1997년 29쌍의 동성애자들의 삶을 다룬 책 <맨 투게더: 사랑과 헌신, 삶의 초상들>에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최초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매사추세츠주에선 스터드 커플을 비롯해 현재 6천쌍 이상이 동성 부부로 탄생했다. 그러나 11개 주는 동성결혼 금지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조지 부시 대통령은 연방법을 통해 동성결혼을 금지하려 노력하고 있어 동성결혼은 미국 사회의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첨예한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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