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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찬] ‘고무주춧돌’로 지진 먹어버려요

등록 2005-02-24 00:00 수정 2020-05-03 04:24

▣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한나라당 부대변인인 구상찬(48)씨가 본업과 함께 지진피해 예방건축 홍보 전도사 겸업을 택하고 나섰다. 한국면진제진협회(회장 김진재)는 충남 서산시 예천동에 ‘지진피해 예방 건축 시범관’을 짓고 있는데, 구씨가 협회 기획홍보이사를 맡은 것이다.

이 시범관은 지난해 9월 창립한 협회가 첫 사업으로 짓는 것이다. 주택공사가 짓는 아파트의 지상 2층 규모 주민복지관을, ‘웬만한 강진에도 무너지지 않을 특수설계’로 세우는 일이다. 특수설계 개념은 알고 보면 간단하다. 기초공사 위에 특수고무를 넣고 그 위에 기둥을 세우는 것이다. 그래서 건물이 ‘고무 주춧돌’ 위에서 지진파와 함께 좌우로 흔들릴 따름이지 무너지진 않도록 하는 것이다. 터는 주공이 대고 건축비 3억원을 협회가 부담한다.

학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한다. 지난해 5월29일에는 경북 울진에서 리히터 5.2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적도 있다. 따라서 지진이 일어나더라도 건물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내진건축의 필요성이 우리에게도 있다고 한다. 협회는 이런 문제의식에 따라 이리형 한양대 부총장, 정재철 국민대 교수 등 건축학자와 건설업체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창립됐다.

구씨 개인적으로는 전직 국회의원인 김진재 회장의 권유로 협회 일을 맡게 됐다. “정쟁 위주의 정치보다는 이것이 생활정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정치권에서 익힌 홍보 전문성을 국민들의 안전의식을 높이는 데 활용하는 점이 보람”이라고 말했다.

시범관은 오는 8월 완공된다. 기둥이 ‘고무 주춧돌’ 위에 떠 있는 독특한 모양인데, 개념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주춧돌 부분에 유리창을 씌우기로 했다. 8월 이후에 이곳 주공아파트를 찾는 사람들에겐 재미와 함께 공부도 되는 작은 볼거리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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