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주덕한] 한-일 백수 정상회담!

등록 2004-09-15 00:00 수정 2020-05-02 04:23

▣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실업극복 ‘절대 반지’를 찾아서.”

한국 ‘백수 원정대’가 백수문화 선진국, 일본 탐방길에 오른다. 대한민국 1천만 백수의 대표를 자임하는 ‘전국백수연대’ 주덕한(35) 대표가 9월14일부터 20일까지 도쿄 등 일본 곳곳의 선진 백수문화를 둘러보고, 첨단 실업극복 대안을 살펴볼 예정이다. 주 대표의 활약상은 다음카페의 ‘백수회관’(cafe.daum.net/backsuhall)을 통해 공개된다. 그의 활약상을 담기 위해 백수 카메라맨 박태경(20)씨도 동행한다. 주 대표는 “실업은 전지구적 문제가 됐다”며 “일본의 정부, 지자체, 민간의 일자리 창출 노력은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백수생활 일본에서 하나 한국에서 하나 마찬가지”라는 당당한 백수정신을 덧붙였다. 백수 원정대는 영화 의 ‘반지 원정대’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역사적인 한-일 백수 정상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주 대표는 일본 최대의 백수조직 ‘다메렌’ 회원들과 만나 ‘실업자 없는 지구촌’을 주제로 환담을 나누고, 백수생활의 노하우도 교환한다. 주 대표는 일본 원정을 바탕으로 국회 실업극복 특위 등에 제안서를 낼 생각이다. 구체적인 사업계획도 세우고 있다. 일본 백수잡지 를 벤치마킹해 을 창간하고, 와세대대학 앞의 백수카페의 노하우를 배워 백수회관도 만들 계획이다.

백수생활 7년차인 주씨는 1990년대 후반 국내 제1호 남성 가사도우미로 유명해졌고, 백수 가이드북을 내기도 했다. 주씨는 토론회 방청, 포스터 붙이기 아르바이트를 통해 원정 경비를 모았다. 그는 “올해 들어 유난히 경제위기, 일자리 창출 등 백수들이 방청객으로 나설 수 있는 토론회가 많아 경비 마련에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주씨가 준비한 여행경비는 항공료를 제외하고 10만원 안팎. 일본에서도 최대한 안 쓰고, 되도록 얹혀사는 생활을 해야 한다.

주 대표는 ‘선발대’를 자임한다. 주 대표의 탐방 경험을 바탕으로 백수 원정대 본진을 꾸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백수원정대 후보대원들이 자신의 계획을 백수회관 카페에 올리면 네티즌들이 직접 투표해 최정예 백수·백조 대원을 선발하게 된다. 백수 원정대 2탄은 홍콩 등 아시아를 무대로 찍고, 3탄은 영국 등 유럽을 배경으로 촬영한다. 대단원을 장식할 4탄은 미국 등 아메리카 대륙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지구촌 어디에 ‘실업극복 절대반지’가 있을까? 흥미진진한 대장정이 시작됐다.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