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김창원씨를 찾아주세요. 55년생으로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귀금속 액세서리를 거래했던 사람입니다. 내가 부도를 내는 바람에 둘도 없는 한국인 친구인 그에게 이래저래 피해를 끼쳤습니다. 늦었지만 보상하고 싶은데…. 도무지 연락이 닿지 않네요.”
오보시 노보루(53)씨. 지난 1996년까지 남대문시장에서 귀금속 액세서리를 제조·수입해 일본에 판매하는 무역회사를 운영했다는 그는 이렇게 입을 열었다. 한국쪽 사업 파트너이던 김씨를 몇년째 찾고 있다는 그는 지친 듯했다.
오사카 출신인 노보루씨는 김씨와 무려 15년 동안이나 우호적으로 거래를 했다. 김씨의 집을 자주 찾을 정도로 개인적 신뢰와 친분도 쌓았다. 그러나 1996년, 김씨와의 거래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일을 추진하던 중 부도로 몰락하면서 두 사람의 연락은 끊겼다. 그는 당시 김씨에게 시가 1억여원의 일본산 귀금속 세공기계 도입을 주선했다. 주저하는 김씨에게 기계가 안정화될 때까지 관련 운용기술을 책임지고 전수하겠다고 설득했단다.
그런데 최종 거래 단계에서 중국산 액세서리의 덤핑 공세로 그의 회사는 부도를 맞았고, 수억원의 부채를 짊어진 채 쫓겨다니는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물론, 그가 주선한 세공기계는 김씨에게 전달됐다. 하지만 노보루씨는 “마지막에 운영기술 전수비 명목으로 김씨에게서 받은 100만원을 급한 마음에 내가 써버렸다”며 “영문도 모르는 김씨는 기계수출 회사에 곤욕을 치르면서 돈을 한번 더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 일본 유력 건설사 현장감독으로 취업해 마련한 돈으로 지난 8년 동안 일본인 거래처의 손실은 모두 청산했다. 김씨에게 줄 100만원이 그의 마지막 부채인 셈이다. 그는 “돈도 갚아야 하지만, 뜻이 너무 잘 맞던 친구를 다시 찾고 싶다. 김씨의 딸 이름이 보람이인데 지금은 20살 정도 됐을 것”이라며 ‘혹시나’ 하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한국쪽 연락처: 016-277-8857).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총천연색 5파전’ 평택을…“새 인물에 솔깃” “뜨내기들 마뜩잖아”

하정우·한동훈, 구포시장서 포옹…“파이팅” “생산적으로 해봅시다”

트럼프가 내쫓는 파월 의장, 마지막 작심 비판 “연준 위협 받아…이사직 유지”
![누가 미국 기업 아니랄까봐 [그림판] 누가 미국 기업 아니랄까봐 [그림판]](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6/0429/20260429503422.jpg)
누가 미국 기업 아니랄까봐 [그림판]
![텅 빈 드론 매장에 DJI 로고만 반짝…“이제 안 팔아요” [현장] 텅 빈 드론 매장에 DJI 로고만 반짝…“이제 안 팔아요” [현장]](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429/53_17774608729008_20260429503472.jpg)
텅 빈 드론 매장에 DJI 로고만 반짝…“이제 안 팔아요” [현장]

미 전문가 “이란, 생각보다 오래 버틸 것…해협 개방 ‘소규모 합의’가 해법”

사라진 발코니, 우리가 잃어버린 ‘집’의 숨통

“배현진, 암적 존재”…장동혁이 지명한 국힘 최고위원 공개발언

미 국방 “이란, ‘북한의 전략’ 따라 방어망 구축”…전쟁에 37조 썼다

14곳 재보선 ‘미니 총선’…송영길·조국·한동훈 당락, 정치 구도 흔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