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 활동 기대되는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 “임기 중 중 · 고교 급식 직영 꼭 이룰 것”
▣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민주노동당 최순영(51) 의원의 이름 뒤에는 항상 ‘YH’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그는 지난 1979년 YH무역의 노조지부장을 맡아 유신정권 붕괴의 기폭제가 된 ‘YH 투쟁’을 이끌어 한국 노동운동사에 한획을 긋는 노동운동가로 떠올랐다.
그가 17대 국회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했을 때,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은 ‘당연히’ 노동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상임위원회 배정 결과 ‘엉뚱하게도’ 교육위원회에 배치됐다. “당에서 내린 결정이니까 그냥 따랐지요. 개인적으로는 노동, 복지 분야에 관심이 많았는데….”
91년 무료급식운동 주도한 화려한 경력
그러나 최순영 의원을 교육 분야의 ‘문외한’이라고 평가한다면 큰 오산이다. 그는 1991년 경기도 부천 시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국내 최초로 학교무료급식운동을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시킨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교육 현장의 가장 큰 문제였던 결식아동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도시락은 학생과 엄마들에게 큰 부담이 됩니다. 학교무료급식은 저소득층 아이들의 복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가사노동을 사회화하는 첫 단계입니다.”
최 의원은 임기 중에 중·고교 급식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국산 농산물을 급식 재료로 사용하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 계획이다. “학교급식은 감시 체계가 잘 갖춰져야 사고가 안 나는데, 중·고교는 위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식중독 같은 사고가 많이 납니다. 그래서 시민단체들과 함께 대안을 마련하고 있어요.”
그는 최근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의 기대가 총선 이전보다 크게 떨어진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의 성과에 대한 회의적 시각은 이런 위기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안 된다고 단언한다. “민노당 당원 10명이 국회에 진출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큰 성과입니다. 단순히 역사적 의미를 따지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분명히 성과가 있었어요.” 대표적인 게 국회의 탈권위화다. “민노당 의원들이 국회의원의 특권을 스스로 깨니까 다른 당 의원들도 눈치를 안 볼 수가 없어요. 민노당 의원들 때문에 좋은 시절 다 갔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는 의원들이 많아요. 특권을 스스로 버리게 되면 자연스럽게 유권자를 의정활동의 중심에 두게 됩니다.” 또 다른 성과는 다른 당에 대한 파급효과다. 민주노동당의 뚜렷한 개혁성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소속 개혁 성향 의원들이 소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 구실을 했다는 것이다.
물론 소수당의 한계도 있었다. 다수당 중심으로 국회가 운영되는 바람에 심한 좌절감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여의도에 입성한 것은 이제 겨우 5개월째다. “민노당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정책적 차원에서 다른 당과의 연합을 통해 서서히 힘을 키워갈 것입니다.”
“민노당이 의원 특권의식 깨고 있어요”
최근 과거사 문제에 대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태도는, 유신독재의 피해자 중 한 사람인 최 의원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박 대표가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정치를 하려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유신독재에 대해 사과했다고 주장하는데, DJ를 찾아가서 사과하면 다 끝난 건가요? 진심으로 사과하려면 아버지와 연결된 정치적 ‘탯줄’을 끊어야 합니다.”
그는 최근 일부 젊은 세대에서 일고 있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열풍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그는 국회 교육위 소속 의원답게 교육정책의 오류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젊은 세대들이 학교에서 정치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이에요. 독재정권 때는 세뇌교육 때문에, 그 이후에는 입시교육 때문에 정치의식을 올바르게 키울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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