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칠순’ 노검객의 칼은 느린 듯 빨랐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상대의 공격을 유연하게 막다가 상대가 빈틈을 보이면 비호처럼 칼을 던졌다. 그의 이름은 오누마 신타로(77). 검도 경력 52년인 그는 검도의 달인 단계에 들어섰다는 공인 7단이다. 지난 8월28일 서울 마포구 구민체육센터에서 벌어진 제심관(관장 한영숙) 유단자들과의 친선 대련에서 오누마씨는 20∼30대 젊은 ‘검사’들에게 검도의 진수를 선보였다.

오누마씨는 일본 도쿄 신주쿠 나카노구의 검도 동호회원들과 함께 이날 한국을 찾았다. 그에게는 첫 한국 방문이지만, 그의 동료들은 이번이 벌써 4번째다. 50∼70대 남녀 회원들로 구성된 나카노 동호회는 4년 전부터 한국의 아마추어 검도인들과 친선 대련 행사를 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제심관뿐만 아니라 소문을 듣고 찾아온 YMCA 등 서울의 다른 동호회원들도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검도는 겸손을 가르치는 스포츠입니다. 그 매력에 푹 빠져 아직도 칼을 놓지 못하고 있지요.” 보험회사를 다니다 12년 전 퇴직한 오누마씨는 나카노의 한 도장에서 어린아이들에게 무료로 검도를 가르치고 있다. 일본에서는 ‘원로’ 검객들이 무보수로 검도를 지도하는 도장들이 많다. 검도를 가르치는 것을 최고의 명예로 생각하기 때문에 보수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2차대전 패전 뒤 일본 정부는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는 이유로 한때 검도를 금지했었죠. 검도는 남을 제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다스리기 위해 배우는 겁니다. 평화를 중시한다면 오히려 검도를 장려해야죠.” 오누마씨는 한국의 젊은 세대들에게도 검도를 권한다. 혈기왕성한 마음을 다스리는 데 검도만큼 좋은 운동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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