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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유어북] 천부경의 퍼즐을 맞추다

등록 2004-07-02 00:00 수정 2020-05-03 04:23

[프리유어북 | 책을 보내며]

우리의 고대 신앙과 사유 체계에 대한 길잡이

최국태/ 지우다우 협력사업국장 · 홍익씨앤디 대표이사

요즘 사람들은 새로 나온 책만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즐거움엔 여러 가지가 있다. 헌책방에서 운 좋게 잡은 책, 누구에게도 들어본 적 없는 책을 뒤적이다 그것이 너무나 위대한 글임을 깨닫는 것만큼 흥분되는 일도 없다. 이는 마치 낚시꾼이 월척을 잡는 것과 같은 짜릿한 감동을 준다.

12년 전, 민청련 의장이셨고 암으로 세상을 떠나신 이범영 선배(*이름 다시 확인*)를 선후배와 함께 찾은 일이 있다. 투병으로 몰라보리만큼 쇠약해진 그는 우리에게 을 연구하면 좋겠다는 뜬금없는 부탁을 했다. 돌아가시기 6개월 전에 전한 그 깊은 뜻을 거절할 수 없어 10여년째 을 손에서 놓지 못했더랬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천부경 81자를 1~5권짜리 책으로 장황하게 풀어쓴 글을 읽으면서도, 과장된 듯한 표현에 질리고 별다른 감흥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해 말 대학가 헌책방에서 (박용숙, 문예출판사, 1985)을 우연히 만나면서 오랫동안 찾아헤매던 퍼즐의 답을 발견한 것 같았다.

를 읽다 보면 수로 부인을 유혹하는 꽃, 절벽의 아름다운 꽃을 꺾어주는 소를 끌고 다니는 노인, 그리고 수로 부인을 낚아챈 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뜻을 알고 읽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은 고대의 동이족, 혹은 조선족의 사유 체계와 상징의 결합 체계를 명쾌하게 알려준다. 그러므로 이 책은 등 우리의 고대 신앙과 사유 체계를 이해하는 데 길잡이로서 손색이 없다.

나는 전형적인 386세대로서 ‘디벨로퍼’라고 불리는 일을 하고 있다. 많은 386세대들 중엔 도그마에 사로잡힌 이도 있고 신비주의에 빠진 이도 있고 돈을 많이 번 사람도 있고 옛 상처를 아직도 부둥켜안고 있는 사람도 있다. 나는 바쁜 비즈니스 일정에도 한달에 두권 정도는 동양철학과 관련된 전문서적을 읽는다. ‘사상’이라는 좌표가 내게 분명히 서 있지 않다면 사업을 하고 돈을 벌어도 즐겁고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는 너무나 소중한 이 책을 여러분께 내놓는다. 책을 방생하기 전, 나는 이 책의 복사본 1권을 만들어 내 곁에 놓겠다. 이 책을 읽을 젊은이들도 책을 귀히 여기는 이 뜻을 두루 헤아려주면 좋겠다.


[프리유어북에 참여할 새책]

김용택의 정님이
김용택 지음, 열림원 펴냄, 8200원
시인 김용택씨가 섬진강을 따라 흐르는 어린 시절의 특별하고 아름다운 기억을 엮었다.

청개구리들이여, 다시 날자구나
서유석 지음, 미디어집 펴냄, 1만원
서유석씨가 가수와 방송인 생활을 하며 겪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감자를 먹으며
글 이오덕·그림 신가영, 낮은산 펴냄, 6800원
이오덕씨의 옛 시절 이야기를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들려준다.

이외수 소망상자 바보 바보
이외수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9천원
풍부한 감성의 작가 이외수씨가 현대인들에게 하루하루 생활 속에서 찾는 기쁨을 이야기한다.

아버지의 총
이네 살림 지음, 유정애 옮김, 한빛문화사 펴냄, 8500원
영화감독 이네 살림의 자전적 소설로, 탄압받는 쿠르드족의 애환을 담았다.

빈수레의 개혁을 넘어서
손호철 지음, 이매진 펴냄, 1만원
‘개혁’의 믿음이 무너진 노무현 정부 1기의 문제점을 정치학자의 시각으로 냉철히 비판한다.

환관과 궁녀
박영규 지음, 김영사 펴냄, 1만4900원
‘역사의 그림자’이면서도 치열하게 살았던 환관과 궁녀들의 삶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파헤친다.

재미있는 우리 나무 이름의 유래를 찾아서
허북구·박석근·이일병 지음, 중앙생활사 펴냄, 1만8천원
우리 나무 이름의 유래와 생육 특성, 색깔, 용도, 인간과의 관계 등 풍부한 상식을 담았다.

물의 도시, 돌의 도시, 영원의 도시 로마
신상화 지음, 청년사 펴냄, 2만2천원
고대문명의 정점, 로마의 역사와 문화, 현존하는 유적들을 당시의 사회·문화 배경 속에서 설명한다.

게르니카, 피카소의 전쟁
러셀 마틴 지음, 이종인 옮김, 무우수 펴냄, 1만원
피카소 최대의 걸작이라 일컫는 를 통해 인류의 평화와 반전의 메시지를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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