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젊은이 다섯명이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 돈을 모았다. 1인당 500만원씩. 유럽 여행을 가기 위해서다. 통들도 크다. 장장 52일간이다. 그런데 단순한 여행이 아니다. 그들의 손엔 쇠, 북, 징, 장구가 들려 있다. 세계인들에게 우리 사물놀이를 더 가까이 알리자는 게 그들의 여행 목적이다.

‘쇠북징고’는 과천고등학교 시절 학교 동아리를 같이했던 이들로 구성된 사물놀이패다. 지난해 초 학교를 졸업해 지금은 다니는 학교도 서로 다르지만, 그들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물놀이로 유럽을 순회하자는 꿈을 함께 키워왔다고 한다. 계획 실행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초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12월부터는 서울대 입구에 전통 타악그룹 ‘토닥’의 연습실을 빌려 일주일에 5일씩 연습했다. 토닥의 일원으로 이리농악 기능보유자인 박현승(27)씨가 이들을 6개월 동안 특별 지도했다. 동아리의 홍보를 담당하는 심보영씨는 “서로 쩍쩍 잘 붙는 고등학교 동창인데다 스무살 안팎의 섭씨 3천도짜리 싱싱한 피까지 겸비해 아무 걱정이 없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쇠북징고는 7월13일 항공편으로 인천을 출발해 파리에서 런던까지 유럽의 거리를 사물놀이로 흔들어놓을 예정이다. 파리의 아비뇽대축제, 그리스의 아테네 올림픽, 영국의 에든버러 축제도 각 일주일씩 여정에 끼어 있다. 넉넉지 않은 살림인 만큼 현지에서는 캠핑카를 빌려쓸 예정이다. 팀장을 맡고 있는 김래엽(20)씨는 “우리의 공연은 사물놀이가 얼마나 외국인을 매혹시킬 수 있는 장르인지, 그리고 현대 대중 문화와 얼마나 잘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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