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게 묻는다. “당신은 행복한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HERI)이 펴내는 (HERI Review)가 이번호(제40호, 10월24일 발행)에 던지는 질문이다.
행복을 연구하는 전문가마다 부와 행복의 관계를 말할 때면 빠짐없이 언급하는 용어가 있다. 이른바 ‘이스털린의 역설’이다. 일정 소득 수준을 넘어서면 행복도는 더 이상 소득에 비례해 증가하지 않고 끈질기게 수평선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미 1970년대에 각국의 경험적 증거에서 발견된 사실이다.
엄밀한 ‘과학’의 지위를 부여받았다고 스스로 믿는 경제학의 한 연구분과로서 ‘행복 정치경제학’이 존재하는 까닭이다. 행복경제학은 그 역설의 요인을 해명하기 위해 행복을 둘러싼 각종 변수들 간의 적절한 함수관계 모형을 만들고, 정교하게 상관관계 분석을 수행한다. 그 함수는, 직선의 1차 선형이라기보다 여러 변곡점이 있는 복잡한 곡선으로 된 고차방정식이다.
어느 정도 과장의 위험을 무릅쓰는 게 허용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독자에게 다시 찾아가는 이번 는 우리가 날마다 하고 있는 ‘일’(노동)을 한복판에 놓고 그 방정식를 나름대로 풀어보려 했고, 거기서 의미 있는 뭔가를 찾아내려 했다고.
이번호는 전편에 걸쳐 한국인의 일과 행복에 대한 다양한 실증통계를 보여준다. 놀라운 몇 가지가 발견된다. 한국노동패널조사는 한국인의 행복 정점이 주당 59시간 노동에서야(!) 비로소 멈춘다는 사실을 보고한다. 게다가 법정 초과근로 허용시간(주 12시간)보다 더 긴 주당 16시간 초과근로에 이를 때까지 행복도는 멈추지 않고 증가한다. 노동시간(임금)과 행복의 상관관계에서는 이스털린의 역설이 한국에서는 아직도(!) 입증되지 않는다. 이것이 좋은 삶과 ‘추구할 만한 행복’에 대해 말해주는 바는 무엇인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전세계 각국의 자료를 광범위하게 모아 연구조사한 내용도 흥미롭다. 네덜란드 43년, 뉴질랜드·캐나다 17년. 정부 차원에서 ‘행복 연구’를 오래 해온 국가들이다. 연구를 많이 한 국가일수록 행복지수가 높다. 이유는 뭘까?
제현주 협동조합 롤링다이스 콘텐츠디렉터는 말한다. “일자리 활동에 주 30시간만 쏟아도 되는 사회는 돌봄·연대·정치·창작 활동을 모두 ‘일’이라고 부를 수 있게 한다. 놀듯이 일하고 일하듯이 노는 많은 사람, 그 사회에서 우리는 어쩌면 지금보다 더 많이 ‘일’할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무엇이 일이고 또 일이 아닌가?
이어 의 저자 윌리엄 데이비스는 말한다. “어쩌면 자본주의적으로 생산·소비·관리되는 행복이란 편의점 도시락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행복을 이윤 추구 논리가 지휘하는 하나의 ‘행복 상품’으로 만들어 팔아먹으려는 이 세력과 집단은 누구인가?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 인공지능로봇과 초연결사회가 이끄는 제4차 산업혁명은 행복방정식 모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어놓게 될까? 일을 둘러싼 이 질문들이 겨냥하는 목적함수는 제39호(2016년 봄호)에 이어 여전히 ‘우리가 진정으로 원할 만한’ 행복이다.
지난여름, 를 계절마다 정기독자에게 별책부록으로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연구원 안팎에 몇 가지 사정이 있었다. 기다려왔을 독자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 사과드린다. 는 이제부터 부정기 발행으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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