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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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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호를 읽고

등록 2014-05-02 09:58 수정 2020-05-0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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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희 책임 묻는 것의 무거움

책임지는 것과 그 책임을 묻는 것의 무거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한 주였다.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의 항소심 선고 소식이 전해진다. 국가정보원에서 조작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기에 간첩 혐의 역시 무죄라는 것이다. 이슈추적‘ 이런 막장드라마, 다시 없습니다’에서 보았듯, 문서 조작과 조작자들 간의 배신과 폭로에 따른 사필귀정이다. 하지만 이것이 책임을 묻는 것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 뒤엔 대통령의 의중이 자리함을 알 수 있었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책임자는 가장 먼저 탈출했다. 선장을 질타하는 언론에 비해, 탈출해 군림하는 지도자의 책임을 묻는 언론을 접하기는 어려웠다. 언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다가오는 선거에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김민희 잘못된 ‘끝’은 아닐까

믿을 수 없는 참사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총체적 난국이다. 무한 반복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염증이 나고 허탈해진다. 세월호 참사는 표지이야기의 기사 제목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잘못된 일인데, 과연 이 처음이 정말 그 ‘처음’인가 하는 생각과 그 끝도 다시 잘못된 ‘끝’이 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마음이 복잡했다. 앞으로도 이 이번 참사의 처음과 끝을 제대로 보여주길 바란다.

김찬혁 남기남의 작가다워

‘정연순의 말하자면’이 ‘영화 대 만화’의 정훈이 작가를 만났다. 즐겨 보는 터라 무척 반가웠다. 웹툰의 고퀄리티도, 시사만화의 날선 패러디도 찾아볼 수 없지만 남기남은 참 고마운 존재다. 활자의 홍수 속에서 독자에게 쉴 곳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 넉넉한 여백과 푸근한 그림체라니. 만화 공부를 시작한 계기를 보고 있자니 놀라우면서도 ‘남기남의 작가다워’ 하며 고개를 끄떡이게 된다. 일본의 제작 환경을 부러워하는 대목에서는 안타까움을 느끼는 한편, 그의 자유분방한 스토리가 어떤 마음가짐에서 나왔는지를 볼 수 있었다.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인터뷰였지만 질문들이 심심하고 평이해 아쉬웠다. 만화가로서 자신과 후배들의 미래를 염려하는 마음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그런 내용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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