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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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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0를 읽고

등록 2013-12-21 12:46 수정 2020-05-0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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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과학자들의 신념

표지이야기는 권력과 물질에 양심을 파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과학’은 현시대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치고 다가올 시대를 이끄는 영향력이 큰 분야다. 과학자들이 기업·정부와 손잡고 자신의 신념을 버릴 때의 파장도 만만치 않다. 4대강도, 경남 밀양의 송전탑도 한 장의 연구 결과에서 시작된다. 이번 기사를 쓰면서 연구 결과와 각종 문건의 의미를 해독하느라 머리를 싸맸으리라 생각된다. 기자들의 수고가 세상을 서서히 밝게 해주는 큰 원동력임을 다시 한번 실감해본다.

이민정 ‘카더라’ 통신과 팩트

지난주 북한의 2인자인 장성택의 실각 소식으로 꽤 시끄러웠다. 각종 언론들은 고모부와 조카며느리의 스캔들 등 출처가 불분명한 루머를 주요 기사로 다루며 눈과 귀를 현혹시켰다. 특집 ‘장성택 말고 김정은을 보라’는 ‘카더라’ 통신이 판치는 와중에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기사 마지막에 지적한 것처럼 김정은의 호전적 측면만 부각한다면, 객관적이고 냉철한 북한 분석 능력에 실패할 것이다. 주관적 감정을 배제한 북한 관련 소식을 전달하는 데 힘써야 하는 이유다.

박예향 소설을 써야 하는 사회

취업 OTL ‘자소서가 아니라 자소설’에서 ‘자소설’이라는 단어에 웃음이 나왔다. 졸업 예정인 동기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이건 성장 과정이 아니라 판타지 소설인데?”라는 말이 나왔다. 그런데 이 생각은 동기를 넘어, 한국에 있는 내 모든 친구들의 이야기였다. 더 웃픈(웃기지만 슬픈) 일은 이것만이 아니다. 이력서 첨삭을 위해 내 사진이 붙은 이력서를 제출했더니 이력서에 대한 첨삭보다 ‘웃는 얼굴이 좋고요’처럼 외모 지적도 서슴지 않았다. ‘우리는 생각보다 예쁜 존재’지만 나를 뽑을 회사가 봤을 때도 ‘예쁜 존재’일까? 내가 살아온 이야기와 외모에 대해 소설을 써야 하는 이 사회에, 그리고 그 사회에 맞춰 변화하는 나 자신에게 회의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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