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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우 벗들에게 들리겠는가
특집 ‘벗들이여, 짖지 않는 개로 살 것인가’라는 박노자 교수의 외침은 벗들에게 들리지 않는다. 그 이유는 새로 시작한 기획 연재 ‘취업 OTL’에 나온다. 벗들은 토익과 자격증, 복수전공과 어학연수로 바쁘다. 딱 내 이야기다. 벗들에게 방점은 ‘짖는 문제’가 아니라 ‘살 것인가’에 찍혔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과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 문제 해결이 취직시켜주느냐. 박노자 교수가 ‘숭고 정신의 발휘’라고 했던 그 시절의 대학생은 지금보다 소수였고, 외환위기 전의 경제성장기라 취직 걱정이 별로 없었다. 4·19 혁명 때 학생들의 생계 불안이 지금보다 심각했다는 부분은 의문스럽다. 상대적이고 심리적인 불안에서도 그럴까. 지금은 대학생들의 사회적 위치가 다르다. 대학생이라는 지위는 전혀 특별하지 않고, 그냥 기본적인 ‘스펙’이다. 그때처럼 특권을 내려놓고 밑바닥으로 흘러들어가는 데서 오는 ‘숭고함’을 가질 수 없다. 벗들도 물론 ‘숭고 정신’을 발휘하고 싶다. 그 전에 우선 내려놓을 특권을 만들게 취업 좀 하고.
김민희 ‘네시이십분’, 은근한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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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로 졸업하지 않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졸업을 계속 미룬 채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처럼 진부한 화두를 그저 꺼내봤을 리 없다고 믿는다. 그 뒤로 레드 기획 ‘자격 없는 예술가들의 자격’에서 ‘네시이십분’같이 예술가를 자칭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 제시하는 은근한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이야기가 더 많이 대놓고 전해졌으면 좋겠다. 다른 삶의 방식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이처럼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려줬으면 한다. 모두가 불안을 느끼는 시대이기에 불안을 느끼지 않는 것은 그 하나로 엄청난 강점이 될 수 있다. 물론 세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낼 필요는 있지만, 어두운 얼굴로 마냥 기다리면 그것은 절대 오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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