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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주 전 전자우편 한 통을 받았다. 발신인은 “창간 때부터 독자”였다는 이력 소개와 함께 “술 한잔 먹은 김에 내질러본다. 내 이름 석 자도 에 실리는 영광을 누려보고 싶다”며 독자 단박인터뷰의 취재를 청해왔다(이런 요청 환영한다). 인상적인 것은 “한때는 정치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흥분도 했지만, 이제는 고려 무신정권 시대 문인들이 세상을 한탄하며 패관문학에 빠져들었듯, 일정 부분 삶에 달관한(?) 아니 포기한 삶을 살고 있다”는 담담한 고백이었다. 발신인은 충북 영동인터넷고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이승훈(53)씨다.
-패관문학이라니…. 신상 고백이 예사롭지 않다.=세상에 희망은 안 보이는데 불만은 쌓이다보니 잡사를 물리치고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그 연세에 새삼 무슨 공부란 말인가.=대학원에서 교육심리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나한텐 공부가 일종의 ‘힐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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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보면 거칠고 삐딱한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 아이들, 인정 욕구에 목말라서 그런 거다. 젊을 땐 이런 아이들과 종종 부딪쳤다. 나이가 들면서 세상 보는 눈이 트이다보니, 지금은 부딪치기보다 이해하려고 한다. 그러면 아이들 반응도 달라진다.
-평소 즐겨 보는 꼭지가 있나.=사회 기사다. 최근엔 박현정 기자가 쓴 한국의 난민 시리즈를 인상 깊게 봤다. 소수자 문제는 가장 관심 있는 분야다.
-역사 교사가 보기에, 지금의 한국 사회는 과거 어느 시기와 비슷한가.=아이들에겐 역사는 어쨌든 진전한다고 가르치고 있지만, 갈수록 회의를 느낄 때가 많다. 요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임대차 문제만 봐도 그렇다. 장사하는 사람들, 임대료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잖나. 조선 후기 민중의 고혈을 쥐어짜던 소작제도와 다를 바 없다.
-어떤 기사를 보고 싶나.=정치 기사도 즐겨 보는 편인데, 일간지 기사에 없는 깊이가 느껴져서 좋다. 표면적인 사실 기술을 넘어 한층 정교하고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현상을 꿰뚫는 혜안을 독자에게 제공해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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