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인터뷰의 주인공은 서울 홍익대 앞에서 칼국숫집을 하는 안종녀(54)씨다. 남편 유채림(52·소설가)씨와 함께 꾸려가는 이 칼국숫집은 3년 전 강제철거 반대 농성으로 유명해진 ‘두리반’이다. 531일에 걸친 고된 싸움 끝에 ‘둘이 먹는 밥상’을 뜻하던 옥호 세 글자는 반(反)토건자본주의 진영의 ‘뜨거운 상징’이 됐다.
-날씨가 쌀쌀하다. 손님 좀 늘었나.찬바람이 부니 아무래도 따뜻한 국물 생각이 나는 모양이다. 그래도 국수 장사는 계절보다 날씨 영향을 크게 받는다. 날씨가 끄물끄물하고 비라도 내리면 계절에 상관없이 가게가 가득 찬다.
-남편은 잘 도와주나.
점심까지 함께 일하고 오후에 근처 찻집에 가 청탁 원고를 쓰다가 저녁에 다시 돌아와 문 닫을 때까지 일한다. 도와주니 고맙긴 한데, 어서 좋은 작품을 썼으면 좋겠다. 부탁받는 외고도 대부분 철거·생존권·농성과 관련된 주제니, 보는 나로선 안타깝다. 마지막 소설이 나온 게 2006년이다.
- 정기구독은 언제부터.3년째다. 그 전에는 가판에서 사 봤는데, 농성이 끝나고 가게를 다시 열면서 정기독자가 됐다.
-즐겨 보는 기사는.철거민·비정규직·해고자처럼 사회적으로 배제된 사람들을 다룬 기사는 길고 딱딱해도 꼼꼼히 읽는다. 가볍고 재밌는 꼭지들도 좋아하는데, 이번에 지면이 개편되면서 많이 없어졌더라.
-의 장단점을 꼽는다면.손님 왔다. 남편 바꿔주겠다. (인터뷰이 유채림으로 전환) 단점은 다른 경쟁지들보다 딱딱하고 무겁다는 거. 장점은 일간지 랑 함께 읽기 좋다는 거. 일간지에서 짧게 다루고 넘어간 기사를 잡지에선 심층적으로 짚어준다. ‘철거왕 이금열’ 같은 기사가 좋은 예다.
-에 바라는 게 있다면.탐욕을 채우기 위해 인권유린도 서슴지 않는 재벌들, 특히 부패의 온상이랄 수 있는 건설사들의 만행에 대해 지난번 ‘다원’ 파헤치듯 낱낱이 해부해줬으면 좋겠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