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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개와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 신소윤이라고 합니다. 살아 있고, 감각을 느끼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동물은 사람에게 호시탐탐 실험의 대상이 되곤 했지요. 잔혹한 이야기 아니냐고요? 실은 저도 종종 저희 집에 같이 사는 동물들을 실험에 들게 하고픈 욕구를 느끼거든요. 제리(개)야 나가서 오늘은 얼마나 더운지 확인 좀 해봐라, 만세(고양이)야 이 풋고추가 얼마 나 매운지 네가 먼저 먹어보고 좀 알려줄래? 내용이야 어쨌든 저는 이들을 실험 에 동원해본 적은 결단코 없었다고 맹세합니다. 반려 인이라는 이름으로 동물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합리 한 처우를 행하지 아니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냥 얘네들이 말을 안 들어요.ㅠㅠ
어쨌든, 유럽연합(EU)이 지난 3월11일부터 동물실험을 한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의 판매와 수입을 전면 금지 하면서 전세계적으로 화장품 동물실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습니다. 국내에 서는 아직 법적으로 화장품 동물실험을 전면 규제하지 않습니다. 화장품 회사가 스스로 동물실험을 전면 폐지한 사례도 없고요. 하지만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최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움직임은 보입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홈페이지에 는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착한 회사’ 리스트가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브랜드 비욘드를 생산하는 LG생활건강 홍보팀 박희정 대리에게 문의 했습니다. 박희정 대리는 동물을 대신해 제품 안전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다음의 방법을 사용한다고 알려왔습니다. 크게 세 가지 평가법이 있다고 합니다. 세포 배양 독성 평가법, 면역세포 배양 평가법, 완제품 자극 평가 실험입니다. 세포 배양 독성 평가법은 기존 동물에 시행하던 독성 평가를 배양한 인체 세포에 대 신하는 것입니다. 세포조직에 화장품 원료를 떨어뜨려서 세포가 죽는지 아닌지 판별해 독성 유무를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면역세포 배양 평가법은 마찬가지로 면역세포를 배양해 거기에 알레르기 반응, 예컨대 염증이나 발진 등이 일어날지 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완제품 자극 평가 실험은 다 만들어진 제품을 직접 테스 트해보는 것인데, 실험 동물 대신 시험 집단을 모집하는 경우도 있고 연구원들 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시험 대상이 되기도 한다네요.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평가법 외에 공적으로 제정된 동물대체시험법 도 있습니다. 2007년 식약처는 기니피그를 이용한 광독성 시험법을 세포 시험 으로 대체했고, 2008년에는 동물 사망을 평가 항목으로 하던 단회 투여 독성 시험법을 미리 정한 용량에서의 생체 변화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꿔 사망 동 물 수와 동물의 고통을 경감시키고자 했답니다. 2011년에는 살아 있는 토끼의 각막을 이용한 안점막자극시험을 도축된 소의 각막으로 대체하기도 했지요. 여 전히 잔혹한 동물실험은 어느 한켠에서 시행되고 있고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가 는 동물의 수는 많습니다. 하지만 실험동물의 고통을 공감하는 정서가 조금씩 확장될수록, 몸이 묶인 채 빨갛게 눈이 부어 있는 토끼는 실험실에서 차츰 사라 지겠지요.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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