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연(44·왼쪽) 독자는 불안감을 토로해오셨다. “지난해 대선 뒤 찾아온 ‘멘 붕’이 겨우 아물었나 했는데, 최근 북방한계선(NLL) 논란을 보면서 멘붕이 끝 모 를 심연으로 떨어짐을 느낀다”고 했다. 전화번호를 남기지 않아 전자우편으로 먼저 접촉했다. “패셔니스타가 담당이라니 신나네요”라는 답장이 왔다. 어머나! 기자가 출연했던 한겨레TV 시청자셨다.
알아봐주셔서 감사드린다. 기분이 좋다. 창간 때부터 가판대에서 사 서 봤다. 정기구독한 지도 10년이 넘었다.
더욱 감사드린다. 18년 전 결혼한 남편도 독자다. 집에서 를 보고 있어, 주간지는 바꿀까 생각했다가 그냥 두기를 여러 차례다.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었다.
안 바꾸셔도 된다. 미운 정은 어떤 건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전 ‘굿바이 노무 현’ 표지(2009년 4월 756호)는 충격이었다. 그보다 10년 전에 차세대 대통령감 1위라고 했던 게 아니었나(1999년 7월 264호). 그땐 정말 다른 걸 봐야 하나 싶었다. 좀 비 판이 약하다 싶을 때도 그런 생각이 들지만, 요즘은 마음에 든다.
지난 20년가량 독자로서, 어떤 게 변했을까. 1990년대엔 21세기에 대 한 기대가 커선지 과학 기사를 유심히 봤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엔 동티모르, 베트남 등 외국 관련 기획이 많았다. 절로 관심이 갔고, 도와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이후로는 우리보다 힘든 다른 나라 의 사정을 다룬 기사는 잘 안 보게 된다. 국내 문제가 산적해선지, 외국에까지 마음 쓸 여유가 없는 것 같다.
무슨 일을 하시나. 전통시장에서 홈패션(재봉틀로 이불·쿠션·커튼 등을 만들 어 파는 업종) 가게를 하고 있다. 시장에선 직접 판매를 하고, 인터넷 쇼핑몰에 납품도 한다.
김광연 독자는 시장에서 ‘민들레 이모’로 불린다. 가게 이름을 딴 별명이지만, 생 명력이 물씬 느껴진다. 멘붕 아웃!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 |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분단 확연한 한반도의 밤…북한에서 빛나는 두 지역은?
‘윤석열 퇴진 기자회견’ 하루 전 돌연 대관 취소한 언론진흥재단
추석 귀경길 ‘농로대란’ 일으킨 티맵 “그렇게 몰릴 줄 몰랐다”
항상 사채로 근근이 버텼는데…적자 가계부에 ‘미래’가 적혔다
헤즈볼라 “이스라엘 삐삐 테러는 선전 포고”…보복 예고에 일촉즉발
정치권 덮친 ‘김건희 공천개입설’…김영선 공천탈락 전후 어떤 일?
지지율 바닥서 만나는 윤-한, ‘화합 모양새’ 이상의 성과 얻을까
9월 20일 한겨레 그림판
“에헴” 지팡이 짚고 선 담비는 지금, 영역표시 중입니다
지역부터 닥친다…비수도권 국립대병원 응급실 가동률 곤두박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