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962호
대통령의 사람 보는 눈은 이미 예전부터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렸다. 조각 과정에서만 7명이 탈락했고,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 강행과 그에 따른 잡음까지 새 정부의 출범 이후에도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제 겨우 조용히 일하나 싶더니 이번에는 초강력 변수가 나타났다(윤창중 전 대변인). 인사가 아니라 참사다. 더 두려운 것은 그다음이다. 시한폭탄처럼 포진한 제2, 제3의 윤창중들은 갑갑증을 일으킨다. 대통령이 자신의 인사 실책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번 일은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군대 약은 만병통치약이란다. 어디가 아프든지 흰 알약만 준단다. 인터넷에 떠도는 군대 유머다. 동생이 입대하던 날, 귀찮다는 동생 주머니에 종합감기약과 소화제를 꾸역꾸역 넣어줬다. ‘선임병 눈치가 보여서’ ‘꾀병 취급하기 때문에’ 사병들이 진료 요청을 포기한다는 기사를 읽고 마음이 아팠다. 내 동생도 그랬다. 손목뼈에 금이 간 줄도 모르고 일주일간 훈련을 받았다. 총을 못 쏠 만큼 아파졌을 때야 깁스를 할 수 있었다. 나라를 위해 내놓은 청춘인데 좀더 정성스레 보살펴야 하지 않겠는가.
군 제대가 며칠 안 남았을 무렵 허리가 상당히 아팠다. 군병원에서 파스를 처방받았다. 그래도 너무 아파 다시 군의관을 찾았으나, 참으라, 근육통이라며 진통제와 파스를 처방받았다. 고통에 진통제 몇 알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휴가를 나가 일반 병원을 갔고, 출산의 고통에 버금간다던 신장결석 판정을 받아 시술을 받았다. 만약 당시 신병이거나 휴가가 없었다면 어땠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벌써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여전히 군대는 알약 하나가 만병통치약인가보다.
우리는 이미 민주주의를 쟁취했고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이나 신문사의 ‘기사 바꿔치기’는 영화에 나오는 음모인 줄 알았다. 물론 근래 들어 퇴보가 보이긴 했지만 이 정도였나 하는 충격과 내가 너무 무관심했다는 반성이 교차했다.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놀랍고 무서워서 싸울 생각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떤 것도 내 개인의 자유와 행복에 앞서지 않는다는 합리화와 함께. ‘이주의 그분’ 박원순 시장님, 기자님들, 노동조합원님들의 용기에 감동받았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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