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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용일 기자
저는 출근할 때 집에서 회사까지 직행하는 버스가 없어 2번 갈아타므로 총 3대의 버스를 타야 합니다. 저는 오늘 그 3대의 버스에서 각각 왼쪽 뒤에서 세 번째 자리, 내리는 문 맞은편, 내리는 문 바로 뒷자리에 앉아 왔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오늘뿐 아니라 버스를 탈 때마다 내리는 문 언저리를 맴도는 듯합니다. 내릴 때 편하니까요. 그 근처 자리가 없다면 주로 기사 아저씨와 대각선으로 놓인 맨 앞자리에 앉습니다. 신상훈 독자님이 버스 뒤로 멀어져가는 풍경을 즐기듯, 저는 버스 정면의 큰 창으로 마주 오는 풍경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제 대학 동기 중 한 명은 뒷바퀴 위 버스 바닥이 불쑥 솟아 있는 좌석에 무릎을 굽히고 앉는 것을 좋아한답니다. 비 오는 어느 날에는 그 자리로 향하다 만화에 나오듯 대(大)자로 미끄러진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매번 버스를 탈 때마다 트라우마를 극복하며 여전히 같은 자리를 선호합니다. 제 옆자리 구둘래 기자는 주로 앞쪽에 앉는다고 합니다. 이유는 뒤쪽이 덜컹거리기 때문이랍니다. 네, 그러니까 이것은 돼지고기보다는 쇠고기가, 단정한 정장보다는 꽃무늬 바지가 좋다는 식의 취향의 차이 아닐까요.
하지만 버스의 앞쪽과 뒤쪽 선호만 생각한다면 연령에 따른 신체적 이유도 무시할 수 없는 듯합니다. 버스를 자주 이용하지 않는 사진부 윤운식 기자는 “뻔하지. 나이 드신 분은 다리가 아프니까 앞에 얼른 앉으시는 것 아냐”라고 대답합니다. 이승욱 정신분석가도 심리적인 이유를 고민하기에 앞서 “버스가 출발하면 넘어질 수도 있으니까 앞자리에 나이 드신이 많은 편일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한편 이승욱 정신분석가는 버스 앞쪽 인구가 대체로 고령층인 이유는 젊은 층에 비해 공동체적 삶에 익숙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버스가 붐빌 때 더 많은 사람이 몰려 있는 앞쪽 좌석에 앉아 자신이 누군가에게 더 많이 노출되더라도 비교적 거리낌이 없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반면 젊은 사람들은 사적 공간에 대한 욕망이 더 강하기 때문에 타인에게 방해를 덜 받는 뒷좌석을 선호하는 듯하답니다. 하지만 이승욱 정신분석가 또한 앞도 뒤도 아닌 내리기 편한 뒷문 근처 자리를 늘상 찾는다고 하네요.
한 포털 사이트에 비슷한 질문과 답변이 있어 클릭해봅니다. ‘starkoala’님이 이런 분석을 내놓았군요. “맨 뒷자리에 앉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상대적으로 거부하는 내향적인 사람”이랍니다. 뒷문과 맨 뒷좌석 사이의 2인 좌석에 앉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데 불편함이 없는 무난하고 사교적인 사람”, 앞쪽의 혼자 앉는 좌석을 선택하는 사람은 “적극적이며 성급하고 추진력이 있는 사람인 것 같다”고 쓰셨네요. 이 분석을 따른다면 주로 뒷좌석 쪽에 앉는 질문을 주신 독자님과 저는 대충 무던한 사람인가봅니다. 그런 것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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