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8호 표지
특집 ‘길은 누구의 것인가’에서 ‘길’에 대한 재해석을 엿볼 수 있었다. ‘불법적 점유’ 논리를 한층 높은 곳에서 비판할 수 있는 기회였다.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 언론들은 ‘보행에 불편하다’ ‘불법적인 도로 점용’이라는 이유로 농성촌을 밀어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각해보자, 이들이 거리에 나온 이유를. 귀납적으로 따져묻고 들어, 근본 원인을 찾고 문제 해결의 공론장을 만드는 것이 언론의 역할 아닐까. 보수 단체들의 얘기는 기사화하면서 농성촌의 얘기는 외면하는 저의는 너무나 저렴하다. 듣자, 그다음에 따져도 늦지 않다.
공공장소를 독점하는 것은 이기적인 행위로 인식되지만 대기업, 유명 대학, 국가 등 ‘갑’ 앞에서 불만은 쉽게 수그러든다. 옹기종기 모인 농성촌은 슬프게도 그 반대다. ‘길막’에 예민한 이들이 “왜 하필 여기서”라는 질문을 하기 딱 좋은 눈엣가시 아니던가. 역사책 속 수많은 결정적 장면들은 길에서 완성됐다. 천막이 세워진 인도, 시위로 끝이 보이지 않는 도로, 그것을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공감대가 뒤섞이는 것이 진짜 거리의 멋 아닐까. 길을 빼앗는다면 이들이 소리칠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추운 날 대한문 옆 쌍용차 농성촌에서 떨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희생자’들은 그 옆을 지나가는 ‘생존자’들에게 죄책감을 심어준다. 자신의 생존이 이들의 희생 위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죄책감 말이다. 쌍용차 농성촌 사람들을 어떻게 포용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 우리나라 시장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그들을 대하는 방식은 역시나 사회 밖으로의 격리다. 현실을 똑바로 보려 하지 않을 때 사회는 점점 더 곪아간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 틈을 타 벌어진 자본의 비리를 파헤친 줌인 ‘세금 먹튀 의사 교수의 완전한 승리’가 돋보인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행정부의 정당한 규제에 대항해 자본은 반발한다. 나아가 불법의 영역을 합법화하려는 시도까지 보인다. 소급효 조항을 넣은 법안을 발의할 의원을 찾기만 하면 된다니. 국제 자본 세력의 효시라고 불리는 로스차일드가 한 말이 떠올랐다. “나는 누가 정권을 잡든 그런 허수아비에겐 관심 없다. 오로지 내겐
통화발행권, 즉 경제권력만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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