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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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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8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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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2-07-20 23:30 수정 2020-05-03 04:26

김자경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기업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매주 거르지 않고 지면을 채운다. 부당해고, 산업재해, 노조탄압… 사연도 제각각이다.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난한 싸움에 무력감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런데 그들이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 표지이야기 ‘삼성 공장으로 간 소녀들’을 읽으며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싸워야 하는, 이겨야 하는 이유가 나에게 있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주저하던 시간들이 미안해진다.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내가 희망이 되어야겠다.

권채원 사회를 꿰뚫는 촌철살인 한마디
슬로건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지난 총선 때 쏟아지는 선거 홍보물 속에서도 왠지 낡은 감각이 느껴진다거나 후보의 철학이 선뜻 와닿지 않는 슬로건이 종종 있었다. 정치 ‘바보야, 문제는 슬로건이야!’에서 호평한 손학규의 ‘저녁이 있는 삶’은 울림을 준다. 대선 경쟁이 오로지 슬로건 싸움만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를 꿰뚫는 촌철살인 한마디는 국민의 공감을 사 두고두고 회자될 테니 정치인들께서는 부디 고심하시기를. 무엇보다도 그 말 속에 담긴 초심을 잃지 않기를.

이정주 지금 이 삶이 행복하니?
정치권은 이른바 슬로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슬로건이 단순히 ‘말’을 넘어 승패의 변수라는 걸 기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손학규 후보의 ‘저녁이 있는 삶’이란 슬로건이 꽂힌다. 무한경쟁을 치르며 허덕이는 국민에게 반문하는 것만 같다. 지금 이 삶이 행복하니? 물론 슬로건에 부합하는 정책이 뒤따라야겠지만 일단 뭔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게 우선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참 좋다. 근데 혹시 ‘내 꿈’이 뭔지 알고 말하는 건지 궁금하다. 서로의 꿈이 다를까 그게 두려울 뿐이다.

장슬기 삼성은 아플 사람만 뽑나
신기하다. 삼성은 아플 사람만 뽑나. ‘세계 초일류 기업’ 삼성은 이렇게 아픈 사람들로 지탱되고 있었다. 반도체 선진국이라는 허상 뒤에 숨겨진 노동자의 위험한 현실을 표지이야기에서 보았다. 군산여상을 중심으로 고졸자의 취업 현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일기에서 순수함이 묻어나는 윤은진씨의 사례를 통해 한국의 노동 현실의 비극을 새로운 측면에서 접했다. ‘또 하나의 가족, 삼성’, 이 말은 양립할 수 없는 모순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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