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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7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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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2-07-11 21:28 수정 2020-05-03 04:26

권채원 대담한 선택 ‘성노동자’
표지이야기 ‘나는 성매매를 선택했다’ 이후 온·오프라인에서 공방이 치열해 보인다.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성노동자’라는 논쟁적 개념을 사용한 것은 대담한 선택이었다. 기존 페미니즘 논리에서조차 성매매 여성들의 목소리가 종종 배제돼왔음을 생각하면, 이번 보도는 ‘자발적’으로 선택한 엄연한 ‘노동’이라는 점이 실제 성매매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전달됐기에 분명 의미 있는 한 걸음이다. 우리 사회에서 편견과 차별, 억압 없는 유연하고 광범위한 성매매 담론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장슬기 더 무서운 것은 감정상품화
핑크빛 표지를 맞는 순간 거부감이 들었다. 우리는 ‘성노동자’라는 이슈를 논하는 것 자체에 소극적이었다. 이런 거부감에서 벗어나 편견을 하나씩 없애나갈 때 이들 문제도 해결될 듯하다. 우리 사회가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성상품화보다 감정상품화가 더 무서울 수 있음을, 성매매에 대한 혐오가 타인에 대한 배제로 나타나선 안 된다는 것을, 국가는 성노동자를 지키려고 성매매를 금지하는 것이 아님을 생각하게 된다. 이번 표지이야기를 통해 성매매 관련 논의가 한 걸음 더 나아감을 느낀다.

임성빈 성매매에 대한 생각을 흔들다
“육체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 성노동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이돌도 노래만 만드는 게 아니라 섹슈얼리티를 전시하잖아요.” 이 말은 성매매에 대한 내 생각을 흔들어버렸다. 컴퓨터게임, 방송, 의료산업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영역에서 섹슈얼리티를 이용하고 있지 않나. 자발적 성매매는 모든 성매매를 불법으로 규정한 우리 법률로는 재단하기 어려운 측면을 갖고 있다. 그래서 유엔의 보고서를 주목해야 한다. “인간존엄성 존중은 도덕적 접근법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사람들의 결정권과 선택권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조원영 이참에 골프를 국기로 하시죠?
골프에 악감정은 없지만, 아무렴 사람 사는 일이 우선일 것은 당연하다. 기획 ‘사장님 나이스샷~ 벙커에 빠진 강원도’는 강원도의 아이러니를 지적한다. 주민들의 골프장 건립 반대는 재산권 수준이 아니라 생존권 투쟁이다. 반대의 목소리가 이리 높고 절박한데, 그 많은 골프장을 만들어야 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골프 사랑이 각별하기라도 한 걸까? 굳이 산을 깎고 땅을 망치고 물을 흐려야 할 정도라면, 국기를 태권도 말고 골프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주민의 항의에도 기이하게 강행되는 나랏일은 대체 누굴 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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