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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6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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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2-07-05 11:50 수정 2020-05-03 04:26

임성빈 스웨덴도 그랬다니, 반가울밖에

“아빠만 쓸 수 있는 육아휴직을 강제하라!” 백번 옳은 말씀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나도 육아 문제로 많은 갈등을 겪고 있다. 산후조리원에서 아내를 옆에 두고 밤새워 일하던 기억도 있고, 일을 핑계로 아이랑 놀(아주)지 않는다고 아내와 말다툼한 적도 많다. 5살짜리 딸내미는 내가 컴퓨터 앞에 앉으면 으레 일하는 줄 알고 말도 잘 걸지 않는다. 재택근무를 한다는 내가 이 정도니 평범한 직장인들은 안 봐도 비디오다. 그러니 뉘베리 교수의 말이 반가울 수밖에. “스웨덴도 ‘아빠의 육아휴직’을 강제할 때까지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남성의 비율이 높지 않았다.”

조원영 아빠의 딜레마는 미처 짐작하지 못했네

엄마의 육아는 아침저녁, 아빠의 육아는 토·일. 내가 여자라서가 아니라, 육아나 가사 문제는 으레 워킹맘 처지에서 생각하게 된다. 실제 노동시간은 적더라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아빠들의 육아 고민은 미처 짐작하지 못했다. 다양한 사례와 더불어 아빠들이 처한 육아 딜레마를 진단한 표지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아빠만 쓸 수 있는 육아휴직을 강제하라’에서는 다른 나라의 성공담을 토대로 제도 차원의 실질적 해법을 찾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심 반 농담 반 한술 더 떠보자면 삼촌·이모도 육아 분담 괜찮지 않을까?)

김자경 드라마 아닌 것 같은 드라마가 드라마인 이유

요즘 평일 밤 10시가 바쁘다. 월·화는 , 수·목은 . 가진 자에 대한 불신과 냉소가 넘쳐나는 세상을 드라마가 담고 있다. 레드 기획의 제목처럼 정말 드라마가 아닌 것만 같다. 하지만 그래도 그건 드라마다. 권력자들의 구린 뒤태는 현실이 더할 것이고, 그래도 그건 드라마니까 백홍석이, 박기영이 날뛰고 있지 않은가. 이제는 점점 결말이 걱정된다. 새드엔딩이라면 현실 같아서 슬플 테고, 해피엔딩이라면 너무 드라마 같아서 슬플 것이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로 자꾸 드라마를 지켜보게 된다.

이정주 그 약속을 나는 믿었는데…

좀처럼 드라마를 보지 않는데 레드 기획에서 다룬 에 꽂혔다. 극중에서 재벌 회장이 대권을 넘어 자신의 지위를 노리는 사위에게 건넨 대사, 섬뜩했다. “내 약속은 남들이 믿게 만들고, 나는 다른 사람들의 약속을 믿지 않았기에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다.” 데자뷔… 어디서 많이 본 장면, 아니 당해본 듯한 느낌이었다. 4대강으로 홍수와 가뭄을 예방하고, 주가는 5천을 넘을 거라던 약속 말이다. 그 말을 믿었던 나 같은 사람은 애당초 회장 자질(?)과는 거리가 멀었나 보다. 나야 꿈을 바꾸면 그만이지만, 거짓 약속을 하는 제2·제3의 회장이 나타나니 두렵다. 현실이 드라마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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