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빈 아직 해피엔딩이 아니다
국가의 이름으로 남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자들이 있다. 돈 받겠다고 간첩 사건을 조작한 안기부 수사관들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었을까. 수사기록을 대충 읽고 너는 간첩이다, 사형을 선고한 판사는 자신의 인생에 얼마나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까. 이제 진실이 규명됐다 해도 저들의 책임은 국가라는 거대 권력에 의해 지워져버린다. 표지이야기 ‘힐링 투게더’에서 절망을 이겨내고 스스로를 치유한 고문생존자들의 이야기는 눈물겹지만, 아직 해피엔딩이 아니다. 눈을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해야 반복되는 비극을 막을 수 있다.
조원영 언젠가 좋은 날도 오겠지
방은 하나 줄이고 화장실을 하나 늘리면 좋겠다고 생각만 했다. 건축이나 주택에 대한 이해와는 거리가 먼 삶이라서 생각만 해야 하는 줄 알았다. 어느 누구의 생활도 반영하지 못하고 평균화된 주택 구조에 맞춰 살려 했던 게다. 레드 기획 ‘동네를 살리는 살림집 지어요’에서 소개하는 소행주, 태평동락 커뮤니티를 보니 언젠가 좋은 날에 대한 기대가 한껏 늘어난다. 공산품처럼 판매용 주택을 찍어내지 않는 날이 오면 집이 아니라 내가 주인인 진짜 살림집, 진짜 내 동네에서 살 수 있겠구나 하고. (비록 화장실은 욕심껏 늘리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권채원 ‘멘붕’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네
‘멘털붕괴’라는 말이 남용되는 시대를 산다. 쓰기 쉬운 용어를 누군가 만들어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나와 주변인들을 포함한 현대인의 ‘멘털’이란 쉽사리 붕괴될 만큼 연약해진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표지이야기 ‘힐링 투게더’는 우리를 숙연하게 한다. 고문생존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환한 미소를 보여주는 박동운씨. 삶과 죽음을 오가는 끔찍한 기억을 이겨내려고 치유받고 또 치유해주는 그의 손길이 부끄러운 현대사에도, 스스로의 ‘멘털’ 추스르느라 주변인들 상처를 돌볼 여념이 없는 우리에게도 경종을 울린다.
장슬기 이집트의 답답한 양자택일, 우리와 닮았네
다른 나라를 접할 때면 그 나라 고유의 특성에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하지만 국제 문제에 관심을 갖다 보면 사람 사는 게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든다. ‘장석준의 레프트 사이드 스토리’에 이집트 대선 이야기가 실렸다. 독재 세력, 민중의 편에 있는 듯하지만 배신하는 세력, 그 틈에서 힘은 미약하지만 민중을 대변하는 세력. 어딘가 우리와 닮았다. 독재자 무바라크는 물러났지만 그 잔당은 여전히 강력한 힘을 가진 상태. 이것도 우리와 닮았다. 이집트는 답답한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우리에게서는 이와 다른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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