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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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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7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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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2-05-02 11:30 수정 2020-05-03 04:26

김자경 회장님은 아실까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 전해져왔다. 초점 ‘마침내 인정된 삼성반도체 산재’. 거대 기업 삼성, 수출 일등 공신 반도체를 만드느라 꽃 같은 젊은 생명이 허망하게 스러져가고 있었다. 그 원통함을 삼성도, 정부도 그동안 들어주지 않았다. 가족들은 더 긴 시간을, 더 많이 아파야 했다. 산재 인정의 물꼬가 터졌다니 다행스럽다. 하지만 안도하기에는 아직 남은 사람들이 많다. 왜 아픈지, 얼마나 아플지 우리는 다 알겠는데, 집안싸움에 바빠선지 회장님은 그걸 모르나 보다. 모르면 배워서 알게 해야겠다.

조원영 우습고 슬픈 사찰의 일상화

‘노 땡큐!’는 매번 내 좁고 무딘 사고의 틀을 깨닫게 해준다. 민간인 사찰에 분개했던 마음이 ‘사찰이 일상화된 사회’를 읽고 나자 조금 무안도 하고 울적도 해졌다. 유년기 내내 제출하기 위한 하루 일과를 정리했고, 생면부지의 일상사를 파도타기로 즐겼으며, 골목길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을 보고 안심하는 나는 과연 훗날 말수가 적어진 사춘기 딸의 책장을 뒤지지 않을 수 있을까? 불안해서 서로를 감시하고 감시당하며 그래서 더 불안해진다. 인권침해라는 단어가 낯선 자유시민과 믿음직한 민주국가라니, 마주 선 거울처럼 우습고 슬픈 한 짝이 아닌가.

임성빈 떠나갔지만 지워지지 않은

특집 ‘날카로운 첫사랑의 추억’에 실린 기자들의 첫사랑 얘기가 재미있었다. 하림의 노래 에 이런 가사가 있다. “니가 알던 나는 이젠 나도 몰라~.” 세상의 모든 사랑은 나를 그 사랑을 위한 맞춤형 인간으로 만든다. 그리고 나는 그 사랑이 끝나면 다른 인간이 된다. 그러니 내가 변했느니 네가 변했느니 따지지 말자. 그냥 그때의 서로를 긍정하자. 첫사랑의 상흔이 몸에 남아 있다는, 그 시절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햇빛 비추는 날들이었다는 X기자의 가정이 부디 평온하기를 바란다.ㅎㅎ

이정주 라이벌의 격돌, 개봉박두

표지이야기 ‘박근혜의 역습’을 읽고 생각했다. 앙숙은 왜 늘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나. 19대 국회에서 눈여겨볼 대결, 행정부에서 입법부로 ‘이직’하며 면책의 갑옷을 두른 자유무역협정(FTA) 전도사 김종훈과 통상관료 저격수 최재천의 격돌. 정병국 장관과 신경민 전 앵커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도에서 마주 섰다. 하태경과 임수경, 운동권 출신 변절자(?)와 원조의 대결도 볼 만하다. 그러나 정작 흥미진진한 승부의 주인공은 따로 있다. 이 모든 대결의 꼼꼼한 설계자, MB(이른바 ‘More Battle’). 내가 없어도 열심히 싸워 이것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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