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주 ‘모스트 빅브러더’(MB)의 감시체제
온갖 비리 세트로 인해 무뎌진 걸까? MB 정권에서 아무리 초대형 비리 이슈가 터져도 더는 새삼스럽지 않다. 그러나 표지이야기 ‘청와대가 민간인 불법사찰 개입 해명할 차례다’는 생각보다 큰 문제다.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의 지시는 ‘기소청탁’에 버금가도록 반민주적이며 전체주의적 발상에서 비롯된 중대 범죄다. 그런데 불법 사찰은 이 정권에서 일개 ‘이슈’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것 하나만큼은 인정해야겠다. 국민에게 모든 부정과 비리를 사소하게 바라볼 수 있는 대인배(?) 시각을 길러준다는 것. MB 정권이 준 또 하나의 선물이다.
임성빈 그들은 권력형 사이코패스였다
‘진충보국’, 동네 분식집에서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린 줄 알았다. 민간인을 불법으로 사찰한 자의 입에서 나온 말일 줄이야. 권력을 등에 업으면 세상에 무서운 게 없나 보다. 자신이 저지른 행위를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 생각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과 권력의 입맛에 따라 움직이다가, 이제 와서 문제가 되니 국가를 위한 일이었다고? 표지이야기 ‘뻔뻔한 전과자들’이 다룬 이런 쉰내 나는 전개는 이제 코미디 소재로도 못 쓴다. 부들부들 떨려서 판결문 들추기도 싫다는 피해자의 입장을 들어보긴 했나. 이만하면 지금 우리 사회에 득실대는 ‘권력형 사이코패스’라는 진단이 어울리겠다.
김자경 18살 아이들에게서 힘을 얻다
욕할 일이 너무 많은 세상, 특집 ‘이런 18, 우리 이야기 좀 들어볼래?’에서 아이들이 욕하고 싶은 것들은 유쾌하고 통쾌했다. 그게 무엇이든, 이상한 걸 이상하다고 욕할 줄 아는 그들의 솔직함이 참 시원했다. 그리고 그 속의 묵직한 진실이 느껴질 때 어른인 나는 조금 씁쓸했다. 우리 모두에게는 세상이 이해되지 않던 18살 때가 있었다. 어른이 되면 가만두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던 많은 것들이 지금도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무기력하고 무감각한 어른이 되지 말라고 외치는 듯한 18살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싱싱한 에너지가 전해진다. 오늘도 아이들에게서 힘을 얻는다.
조원영 일장춘몽에서 깨어나야 할 때
특집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에 사는 사람들’ 중 일본 후쿠시마 원전을 담은 새파란 사진에서 싸늘한 새벽 기운이 느껴졌다. ‘목이나 매야겠다’는 후쿠시마의 절망과 ‘여기서 어차피 살 수 없다’는 삼척의 고단함.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는 데 집중한 기사는 핵 문제와 더불어 정부에 대한 불신을 뚜렷하게 조명했다. 지난한 투쟁에 지쳐가는 주민들을 지켜보는 그 시퍼런 시선이 공포스럽다. 사회 수업 시간에 배운 싸고 깨끗하고 안전한 미래 에너지는 대체 누구의 일장춘몽이었을까. 남들은 다 깨어 부산한 이 신새벽에 어째서 누군가는 계속 잠든 척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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