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환대를 기대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 신분을 밝히는 기자를 향해 “근데 어쩐 일이시죠?”라고 되묻는다. 이런. 전자우편으로 인터뷰를 신청한 건 그쪽이 아니셨던가. 용건을 밝혔더니 그제야 반색한다. “와~ 와~ 정말요? 제가 채택됐단 말이죠?” 그런데 당장은 인터뷰가 어렵단다. 휴대전화 배터리가 간당간당해서. 이해하기로 했다. 금주의 독자 김보영(34)씨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다. 조직활동국에서 에너지기후 분야를 맡고 있다. 30분 뒤 다시 선을 댔다.
1. 참 흔한 이름이다. 옆자리 김남일 기자의 아내 이름도 보영이다.
그렇게 흔한가, 내 이름이? 어쨌든 내 이름에 불만 없다.
2. 환경운동연합에선 언제부터 활동했나.
9개월 됐다. 대학 다닐 때부터 하고 싶은 일이었지만, 급여가 적어 오래 망설였다. 직전까진 학교에서 기간제교사로 일했다.
3. 박봉일 텐데, 만족하나.
애가 없어서 괜찮다. 게다가 남편이 회사원이라 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지출을 줄이면 된다. 집이나 자동차에 대한 욕심, 다 정리했다.
4. 왜 하필 환경단체를.
가장 근본적인 운동이 환경운동이니까. 이건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야 하는 운동이다.
5. 혹시, 근본주의자인가.
주변엔 심층생태주의자들도 있는데, 아직은 내 생각과 거리가 있다.
6. 생태주의자로 사는 일, 보통 어려운 게 아니더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만나서 대화하고 공감하는 게 중요하다. 단체에 가입해 소식지를 받아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7. 지금 홍보하는 건가.
맘대로 생각하시라. 환경연합에서 다음달 후원의 밤을 한다. 회원이 돼주셔도 좋고, 참석해 후원금을 내주시는 것도 환영 만땅이다.
8. 그런다고 독자들이 넘어오겠나.
홍보의 첫 번째 전략은 노출 빈도를 높이라는 것 아닌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부딪쳐보는 거다. 사실 난 에서도 ‘독자 10문10답’을 가장 먼저 본다.
9. 다른 진보매체 주간지와 을 비교하면 어떤가.
난 주욱 만 봐와서 모른다. 기자들 공력도 이 가장 낫다고 들었다.
10.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야간노동 기사. 에너지기후 분야를 담당하는데, 야간노동이 에너지 낭비 차원을 넘어 인간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임을 절실히 느꼈다. 근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안 물어보나.
10-1. 했다고 치고 말해보시라.
독자 여러분, 환경연합 회원이 돼주세요. 이 말, 꼭 굵은 활자로 뽑아달라.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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