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남자가 자리에서 물러난다. 8월26일 우리나라 일간지들은 일제히 1면에 두 남자의 사퇴를 한 꼭지씩 담아 보도했다. 한 사람은 오세훈 서울시장이고, 다른 한 사람은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다. 뉴스 비중만 보면, 잡스가 오 시장을 1면 구석으로 밀어냈다. 오 시장도 182억원짜리 대형 쇼를 주연·연출하느라 나름 고생했지만, 초췌한 미국인 사업가에게 ‘뉴스 밸류’에서 밀렸다. 이 미국인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무언가 ‘물건’을 손에 하나씩 들고 약장수 같은 포즈로 전파를 탔다. 그는 언제나 회사 앞 분식집에서 라면을 먹다가 나온 것 같은, 검은색 터틀넥 상의와 청바지 차림이었다. 그의 사퇴를 두고 우리나라의 여러 신문은 ‘1인 천재 경영시대의 종언’ ‘황제의 퇴장’이라고 칭했다. 다른 신문은 ‘집단체제 애플·1인 리더십 삼성’이라고 각을 세웠다. 어쩌면 우리는 아직도 그를, 그가 벌여온 일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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