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허재욱씨
대학생인 줄 알았다.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허재욱씨의 목소리는 흡사 백청강처럼 앳됐다. ‘제 점수는요…’라고 말할 뻔했다. 그런데 나이 서른, 결혼 3년차, 150일 된 아기까지 있단다. 남편과 아기 허겸군의 사진을 전자우편으로 보내온 아내 김초롱씨는 “묵자의 겸애 사상에서 이름을 따온 겸이가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아이로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겸이도 을 보며 성장해 3대가 독자 인터뷰를 하는 영광을 누리자”는 아주 좋은 말씀을 보내주셨다.
1. 10문10답 때문에 전화드렸다.
아, 지금 바쁜데. 월요일 오후에 통화하면 안 되겠나.
2. 기사 마감이 오늘이다. 절대 안 된다. 지금 해야 한다.
그럼,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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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구독은 언제부터.
아버지가 창간호부터 보셔서 나도 창간호부터 봤다. 지난해 분가하며 내 이름으로도 정기구독을 했다.
4. 창간호에 분가? 실례지만 나이가?
30살이다. 3년 전에 결혼했고 150일 된 아기도 있다. 울산 현대중공업에 다닌다. 원래는 주말부부였는데, 건축일을 하던 아내가 지난해 울산으로 왔다. 아버지도 예전에 10문10답에 출연하셨다.
5. 현대중공업에서 어떤 일을 하나.
선박 프로펠러를 설계한다. 작은 것은 크기가 5m 정도, 큰 것은 10.1m 정도 된다. 무게가 100t까지 나가는 것도 있다.
6. 아내도 을 좋아하나.
아기를 보면서 틈틈이 읽는다. 모유수유를 하며 설 특집 퀴즈를 풀었다. 당첨될 거라는 믿음을 가졌는데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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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요즘 재미있게 읽는 기사나 코너가 있나.
사실 아기를 보느라 제대로 읽을 시간이 없었다. 과거 기사로는 ‘노동 OTL’이 좋았다. 예전 편집장 글도 좋았다. (김초롱씨는 임신 기간에 연재된 ‘엄마가 됐어요’라는 기사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8. 현 편집장이 급실망할 텐데.
아기 보느라 볼 시간이 없었으니까, 흑흑. 그런데 기자분 성함은 무엇이라고? (김남일이다.) 요즘 제대로 읽지를 못해서.
9. 아기 돌보는 것이 고된 일이다. 앞으로 어떤 기사를 다뤘으면 좋겠나.
회사에 다니다 보니 회사 주변 얘기만 보인다. 노숙인 문제를 개인의 잘못으로만 볼 뿐 사회문제라 여기는 시각이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기사들이 좋았다. 열심히 살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10. , 이런 것이 좋다면.
일반적으로 시사지 맨 뒷장은 중요도가 떨어지는데, 마지막 글까지 내용이 좋고 재미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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