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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까지 알찬 <한겨레21>

독자 10문10답
등록 2011-06-15 11:43 수정 2020-05-03 04:26
독자 허재욱씨

독자 허재욱씨

대학생인 줄 알았다.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허재욱씨의 목소리는 흡사 백청강처럼 앳됐다. ‘제 점수는요…’라고 말할 뻔했다. 그런데 나이 서른, 결혼 3년차, 150일 된 아기까지 있단다. 남편과 아기 허겸군의 사진을 전자우편으로 보내온 아내 김초롱씨는 “묵자의 겸애 사상에서 이름을 따온 겸이가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아이로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겸이도 을 보며 성장해 3대가 독자 인터뷰를 하는 영광을 누리자”는 아주 좋은 말씀을 보내주셨다.

<font color="#C21A8D">1. 10문10답 때문에 전화드렸다. </font>
아, 지금 바쁜데. 월요일 오후에 통화하면 안 되겠나.

<font color="#C21A8D">2. 기사 마감이 오늘이다. 절대 안 된다. 지금 해야 한다. </font>
그럼, 그러자.

<font color="#C21A8D">3. 구독은 언제부터. </font>
아버지가 창간호부터 보셔서 나도 창간호부터 봤다. 지난해 분가하며 내 이름으로도 정기구독을 했다.

<font color="#C21A8D">4. 창간호에 분가? 실례지만 나이가?</font>
30살이다. 3년 전에 결혼했고 150일 된 아기도 있다. 울산 현대중공업에 다닌다. 원래는 주말부부였는데, 건축일을 하던 아내가 지난해 울산으로 왔다. 아버지도 예전에 10문10답에 출연하셨다.

<font color="#C21A8D">5. 현대중공업에서 어떤 일을 하나.</font>
선박 프로펠러를 설계한다. 작은 것은 크기가 5m 정도, 큰 것은 10.1m 정도 된다. 무게가 100t까지 나가는 것도 있다.

<font color="#C21A8D">6. 아내도 을 좋아하나.</font>
아기를 보면서 틈틈이 읽는다. 모유수유를 하며 설 특집 퀴즈를 풀었다. 당첨될 거라는 믿음을 가졌는데 떨어졌다.

<font color="#C21A8D">7. 요즘 재미있게 읽는 기사나 코너가 있나.</font>
사실 아기를 보느라 제대로 읽을 시간이 없었다. 과거 기사로는 ‘노동 OTL’이 좋았다. 예전 편집장 글도 좋았다. (김초롱씨는 임신 기간에 연재된 ‘엄마가 됐어요’라는 기사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font color="#C21A8D">8. 현 편집장이 급실망할 텐데.</font>
아기 보느라 볼 시간이 없었으니까, 흑흑. 그런데 기자분 성함은 무엇이라고? (김남일이다.) 요즘 제대로 읽지를 못해서.

<font color="#C21A8D">9. 아기 돌보는 것이 고된 일이다. 앞으로 어떤 기사를 다뤘으면 좋겠나.</font>
회사에 다니다 보니 회사 주변 얘기만 보인다. 노숙인 문제를 개인의 잘못으로만 볼 뿐 사회문제라 여기는 시각이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기사들이 좋았다. 열심히 살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font color="#C21A8D">10. , 이런 것이 좋다면. </font>
일반적으로 시사지 맨 뒷장은 중요도가 떨어지는데, 마지막 글까지 내용이 좋고 재미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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