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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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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정직한 1등

한국ABC협회 조사 결과, <한겨레21>이 시사주간지 유가부수 1위… 실사에 참여 거부한 <주간조선> 등과 대비
등록 2011-05-03 17:12 수정 2020-05-03 04:26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도 아닌데, 시사주간지에는 ‘정상들’이 있었다. ‘정상의 시사주간지’ , ‘최고 열독률의 시사주간지’ ,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 시사주간지’ …. 중립적 기관의 정확한 실사가 없는 상황에서 시사주간지는 저마다 정상이라고 주장해왔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나오는 시사주간지가 아니니 정상이 아닌 상황이다. 드디어 주장하는 1등이 아니라 인증하는 1등을 가리는 발표가 나왔다.

공사부수

공사부수

신문잡지 부수공사기구인 한국ABC협회가 지난 4월25일 누리집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 2009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매호 평균 유가부수 4만8431부(배포부수 5만2934부)로 시사주간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공개 조사에 참여한 은 유가 3만5207부(배포부수 3만6543부), 은 유가 2만1942부(배포부수 2만4042부)로 과 큰 차이를 보였다. 등은 공사 보고서에 누락됐는데, 회원사인 과 은 공사에 참여하지 않았고 는 한국ABC협회 회원사가 아니다.

한국ABC협회의 공사 보고서는 개별 독자의 수금 상황 등을 전수조사해 산출한 수치로 국내 언론의 유가부수를 검증하는 유일무이한 자료다. 한국ABC협회는 124개 잡지의 지난해 유료부수 조사를 위해 2010년 12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실사작업을 벌였는데, 이번 결과는 정기간행물의 전반적인 유료부수를 공개한 최초의 자료다. 지난해 발표에 견줘 발행부수 공개 매체가 10배 이상 늘었다. 이로써 은 공신력 있는 기관의 최초 조사에서 정상의 시사주간지로 인증받았다.

잡지부수 공사보고서

잡지부수 공사보고서

‘정직한 1등’은 공개한 자료의 구체성에서도 드러난다. 공사에 참여한 매체 가운데 전체 유가부수와 무가부수만을 밝힌 언론이 적지 않지만, 은 유가 정기독자, 총판부수 등 세부 항목까지 ‘표’과 같이 공개했다. 이에 견줘 은 한국ABC협회 회원사지만 실사에 참여하지 않아 대비된다. 은 발행사 부수 신고는 했지만 실사 전에 공개 포기 의사를 밝혔고, 은 예비 실사를 받았지만 부수가 공개되는 본공사는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부수 검증에 참여하지 않은 매체는 중앙부처 광고를 배정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는다. 이를 감수하면서 두 시사주간지가 공사를 포기한 이유는 부수 공개 결과가 평소의 홍보와 다를 경우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ABC협회의 공사 결과가 발표된 뒤인 4월28일치 에는 여전히 ‘최고 열독률의 시사주간지’라는 광고가 실렸다. 공적 기관의 실사라는 ‘공정한 경쟁’은 외면하면서 한국광고주협회의 열독률 조사에 기대려는 모습이 계속된 셈이다. 일부 매체의 ‘꼼수’를 점치는 견해도 있다. 이번 공사에 참여하지 않은 매체가 공사 보고서가 세간의 주목을 받는 시점을 피해 부수 공사를 받고 정부 광고 집행 매체로 재선정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 한국ABC협회는 지난 4월28일 누리집에 당초와 일부 내용이 바뀐 공사 보고서를 올렸다. 의 공사 결과를 수정한 것이다. 이런 석연치 않은 과정이 있었지만, 은 이번 공사에 참여한 124개 매체 중 시사주간지뿐만 아니라 모든 매체를 통틀어 유가부수 3위를 차지했다. 독자들의 사랑 속에서 정상의 시사주간지 자리를 지켜온 의 미래는 계속된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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