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그러게요. 당장 제 주변의 조카들을 봐도 라면 아주 좋아라 합니다. 왜 그럴까요. 6살짜리 조카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가 왜 좋아?” “(마치 과자가 왜 맛있느냐고 물으면 어쩌라는 거냐는 표정으로) 재밌잖아.” “뭐가 재밌는데?” “(너는 과자가 안 맛있더냐는 얼굴로)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 하긴 어른들이 미국 드라마 를 좋아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라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 조카가 말했습니다. “삼촌, 과자 사줘~.”
삼촌이 몹시 바빠서 과자는 나중에 사준다고 조카를 떼놓고 얼른 제작사인 아이코닉스 홍보실 강영혜씨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습니다. 의 성공 요인에 대해, 그는 유아 눈높이에 맞춘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캐릭터를 선정한 점, 유아가 집중할 수 있는 최대 시간인 5분대로 애니메이션을 만든 점, 아이들과 같은 체형인 3등신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듯한 느낌이 들게 한 점이 적중한 같아요.” 의 인기 비결로 유아를 대상으로 한 사전 설문조사가 행해졌다는 소문에는 “설문조사까지는 아니지만, 사전 시장조사를 한 것은 맞다”며, “가 처음 만들어질 당시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한국에는 유아를 대상으로 한 애니매이션이 없어 준비 과정에 여러 사전 검토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성공 요인을 지금은 다른 애니메이션이 그대로 벤치마킹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최근에는 강호동씨가 방송에서 자신보다 를 더 좋아하는 아들이 서운하다며 와 를 ‘뽀통령’과 ‘뿡총리’라고 불러 화제가 됐습니다. 트위터에선 자정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셧다운제’에 빗대, 일정 시간 이상 시청을 제한하는 ‘뽀로로 셧다운제’를 시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땡깡을 부리다가도 만 나오면 조용해지는 아이를 보고 의 위력을 절감한다는 일산 주부 손아무개씨는 “셧다운 운운에 약은 셧업밖에 없다”며, 오히려 “엄마들의 행복추구권을 위해 온종일 만 방영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아이 낳으면 너도 알게 될 거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뽀통령’은 현재 삼선(시즌3) 중이고 내년이면 사선(시즌4)이 된답니다. 펭귄 뽀로로를 비롯한 11명(마리라고 해야 되나요?)의 ‘짐승들’은 현재 110개국에 수출돼 세계 유아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엄마들의 행복추구권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유아들의 세계제국이 건설된다면, 뽀로로는 유력한 대통령 후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대중 모두가 한 대통령을 사랑하지 않듯, 모든 유아가 를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4살짜리 제 아들 녀석은 에 시큰둥합니다. 대신 에 열광합니다. 실제 로보카 폴리의 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캐릭터 장난감은 나오자마자 품귀 현상까지 빚었답니다(돈 없는데 다행입니다~). 대통령을 싫어할 수 있는 권리, 새로운 대통령을 만들어낼 수 있는 권리, 뽀통령이 일깨운 민주주의 선행학습인가요.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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