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이기동씨
카이스트 기사에 기여하려고 공대생들을 쫓아다녔다. 많고 많은 공대생 중 나와 말을 나눌 공대생은 없었다. 하다못해 자동차 공업사 직원도 나를 멀리했다. 그러던 중 정보기술(IT) 기업에 다닌다는 독자 이동기(32)씨의 엽서가 나를 사로잡았다. 그를 두고 불꽃 취재를 시작했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일하는데 공식 업무시간은 오전 10시 출근, 저녁 7시 퇴근이지만 밤 12시 넘겨서 퇴근하는 일도 다반사다. 게임 운영 부서로 옮기면서 업무가 더욱 빠듯해졌다.
컴퓨터공학부 99학번인데 수업시간에 배운 것은 별로 없었다. 학업보다 야학과 친구들과의 토론에 열중했다. 우리 때는 대기업 채용요강에 기준학점이란 게 있었는데 3.0이 안 됐기 때문에 지망할 생각도 안 했다. 대신 야학 열심히 한 경력을 인정받아 다음 미디어사업부에서 뉴스 편집과 블로그 기획을 맡았다.
3. 실은 공대생들의 생활이 궁금하다.
졸업하고 주요 전자회사에 가려면 학점관리도 잘해야 한다. 상대평가를 하는 학교에서는 고등학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 때도 영어 강의가 있었는데 그냥 들어도 어려운 기술적인 용어를 꼭 영어 강의로 들어야 한다니 불합리하다.
출퇴근할 때 반은 스마트폰, 반은 신문·잡지를 본다. 은 구독한 지 1년 정도 돼가는데 원전 사고 이후 녹색당 기사를 주의 깊게 보게 된다. 정치·에너지 분야에 눈길이 간다.
김용철 변호사가 쓴 에도 나오지만 기업은 광고를 무기로 언론을 제압하려 든다. 광고 압력에 굴하지 않고 진실을 알리는 언론이 있어야 한다. 독자들도 이런 언론을 자발적으로 구독도 하고 후원도 하면 좋겠다. 학교 다닐 때는 정의는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했는데 사회생활 하며 그런 믿음이 무기력해질 때가 많다. 바른말을 깨우쳐주는 언론이 있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6. 편애하는 아고리언이나 블로거 없나.
허재현 기자와 배우 김여진씨 블로그를 좋아한다.
다음 제주 사업부에 있을 때 웹디자이너로 일하던 그(녀)를 만나 결혼했다. 나란히 서울로 올라와 같이 출근하고 퇴근한다.
결혼하면 밥도 내가 한다고 진보가정 공약을 내세웠는데, 잘 안 돼서 주중엔 밥을 안 해먹는 걸로 합의했다. 주말엔 쌀 씻고 설거지하며 보조로나마 충실하게 한다.
IT 업계는 근속연수가 짧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직률도 높고, 노조 있는 회사도 거의 없다. IT 업계의 열악한 처우에 대해 써주었으면 한다.
다음에서도 검색 잘된다. 1등은 목표가 없지만 목표가 분명한 2등은 좋은 서비스와 내용을 준비하는 데 열심이다. 조금만 기다리시라.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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