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물론 사람이 찍었습니다. 전쟁터 곳곳에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을 달아놓고 찍은 것 같은 착각이 들지만, 아니고요. 날아다니는 새나 곤충에 카메라를 매달아 찍은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TV에서 오래된 전쟁이나 혁명 당시의 화면을 제법 많이 보는 것 같지만, 인류 역사를 보면 그리 먼 과거의 일은 아닙니다. 현대적인 의미의 사진은 1839년이 돼서야 등장하니까요. 사진이 나오기 전에는 주로 화가들이 기록했는데, 전쟁터에 직접 가서 보고 느낀 것을 그리기도 했지만 대부분 나중에 얘기를 듣고 정보를 취합하거나 특정한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의 요구대로 돈을 받고 그리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아무도 가기 싫어하는 위험한 곳에서 누가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을까요? 분쟁 당사자들은 자신의 명분을 세워줄 도구가 필요한데, 이때 유용한 것이 바로 사진이나 영상입니다. 독일의 나치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전장 곳곳에 영화 제작자를 보냈으며, 우리나라도 베트남전 때 영화제작자가 현장에 가서 촬영했습니다. 요즘같이 사진과 동영상이 일반화된 세상에서는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이 직접 찍기도 합니다. 실제로 TV에서 전쟁 다큐멘터리를 보면 이런 영상이 가장 많습니다.
그다음으로는 기자나 작가입니다. 이들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주는 것을 업으로 삼기 때문에 위험한 분쟁 지역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갑니다. 가끔 뉴스에 전쟁터 같은 분쟁 지역에서 사망한 기자들 소식이 나오는데요,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굉장히 가슴이 아픕니다. 1944년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사진으로 남긴 세계적인 종군사진기자 로버트 카파는 베트남에서 지뢰를 밟아 사망했습니다. 당시 나이 41살이었습니다. 이 밖에도 유명한 전쟁사진작가로는 제임스 나트웨이나 칼 마이덴스 등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세계 각국의 분쟁 지역을 돌면서 에 원고를 보내주는 정문태씨나 이유경씨 등이 유명합니다.
이런저런 갖가지 자료들이 모이면 훗날 방송은 이를 프로그램 원고 내용에 맞춰 다양하게 편집해서 쓰는데, 바로 그것이 우리가 방 안에서 보는 흑백 영상입니다.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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