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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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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호를 읽고

[독자와 함께] 이 기사, 주목 /
등록 2010-10-15 09:06 수정 2020-05-03 04:26
김대훈 “인권 감수성 일깨운 장애인의 성”

표지이야기 ‘장애인 킨제이 보고서’가 인상 깊었어요. 그동안 장애인을 무성의 존재로만 바라보던 사회의 편협한 시각과, 그 안에서 받았을 장애인과 그 가족의 고통을 느낄 수 있었어요. ‘킨제이 보고서’가 보수적인 미국 사회에 충격과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그늘 속에 있던 성 문제가 공개된 토론의 장에서 논의될 수 있었고, 이같은 토론과 성에 대한 연구가 인권 감수성과 의식의 확대를 가져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의미 있는 기사였어요.

박지숙“감추지 말고 건드려라”

‘장애인도 하고 싶다, 살고 싶다’는 제게 문제적 표지이야기였어요. 성문화에는 익숙하지만 성교육에는 무지에 가까운 것이 한국 사회죠. 감추려고만 했던 장애인의 성을 건드려 신선했어요. 저 역시도 장애인의 성 욕구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깨달았습니다. 외국의 대안이 우리 현실과 다소 떨어져 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면을 보면서 부럽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장애아를 둔 부모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 기사는 생생하게 와닿았어요.

정다운 “법원에 정정당당을 청구합니다”

1992년 ‘혁명적인’ 대법원 판결이 하나 나오죠. ‘부녀자가 지각이 있다고 해도 자신의 의사에 반해 매매 대상이 됐다면 부녀매매죄가 인정된다.’ 이 판례 이전에는 ‘부녀매매죄’가 있었음에도 부녀도 지각이 있는 만큼 ‘스스로 매매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이유로 인신매매범을 풀어줬다는데요. 줌인 ‘공중부양에 대한 법원의 두 가지 견해’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에 대해 현재 법원이 보이는 태도는 부녀매매죄 판례를 뒤집기 전 법원의 시선과 비슷하네요. 적법성을 평가하면서 실질적 내용의 정당성을 보지 않은 것. 책임감을 가지고 판결합시다!

변인숙 “이상한 서울의 이상”

문화 ‘디자인 서울에 이상의 주소지는 없다’를 읽으며 ‘이상한 서울의 이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울은 아직도 스토리 없는 빈곤한 도시인 것 같습니다. 현재진행형의 옛 작가를 도시에 스미게 할 수 없다니 착잡하더군요. 이상은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그가 살던 시대에 예민하게 반응한 20대였습니다. 이상의 방황은 이 시대 청춘들과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내면을 파악하기 위해, 도심을 매개로 관통했던 다양한 이야기를 ‘1박2일’이나 보듯 쉽게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한겨레21 829호

한겨레21 829호

장애인도 하고 싶다, 살고 싶다

→태어나 장애를 갖게 된 일곱 살 조카. 아직 세상을 향해 말 한마디 못하는 침묵의 이 소년이 넘어야 할 산은 너무나 높다.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바꾸고 행동이 바뀔 때 무지했던 현실에 상식이 흐르게 된다. 눈물 나지만, 꼭 필요한 기사였다. 감사하다. sjan3004

→감히 이런 표현을 써도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자극적이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없고(제 착각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이번호를 읽으면서 하게 됐지만) 생활 속에서 그들과 마주하면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려 했기 때문에 ‘이만하면 됐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면 위에 좀처럼 드러나지 않던 그들의 ‘욕구’를 처음 접한 뒤 하루 종일, 아니 며칠을 내리 장애인의 성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그리고 그 속의 저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진경신

티끌 모아 태산 같은 흠집?

→이번에도 국무총리 후보자의 이력에 상당한 의혹과 결격 사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에서 말하는 ‘야당의 흠집내기 정략적 청문회’가 되어선 안 되겠지만 얼렁뚱땅 넘어가서도 안 된다. 청문회 제도상 짧은 기간에 많은 양의 질의 준비를 하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많은 건 사실이다. 미국식 청문회를 껍데기만 도입해와서 흉내 내는 청문회, 이대로는 안 된다. 국회에서 청문회 제도 개선에 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하면 좋겠다. hwan8786

세상의 조니 위어들을 부탁해

→편견 없는 세상이 아름답다. 사람이 아름다운 것은 다양함을 인정하고 배려해주는 정서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회의 모진 편견과 질시를 당당히 극복하며 자신의 길을 걷는 소수자들이 있어 세상은 더 풍요로운 것이다. ‘나’와 같지 않다고 소수자를 불안하게 보는 어리석은 사람들, 곰곰 생각해보는 시간을 좀 가져보자. andy LEE

→ ‘앙 선생님’도 참 좋아했고 조니 위어도 좋아합니다만, 조니가 우리 문화에서 오해받고 배척당하는 건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그 특수한 성격을 당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겠죠. 안 좋게 보려면 뭔들 예쁘게 보이겠습니까. ninak

디자인 서울에 이상의 주소지는 없다

→문학의 파격성과 아름다움을 처음으로 일깨워준 이상 시인의 기념관이 아직도 없다니…. 서울의 디자인은 토목이랍니까? sehhearcoa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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