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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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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784호를 읽고

등록 2009-11-20 16:46 수정 2020-05-03 04:25
<한겨레21> 784호

<한겨레21> 784호

[집중 모니터링] 정부의 역할

우리나라 정부의 특징 하나, 하는 일은 없는데 뭔가 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은 많이 한다. 둘, 뭔가 일이 터지면 대책을 내놓는데 그게 많이 배웠다는 공직자로부터 나왔다고 하기엔 2%도 아니고 98%는 부족해 보인다. 셋, 그런 이유로 뭔가 터지면 개개인이 알아서 대처하고, 그러다 보니 적자생존의 정글 같은 울타리에서 개인의 생존력은 엄청 늘어났다. 이거 땡큐인가, 노 땡큐인가?

신종 플루로 첫 사망자가 발생한 뒤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하루하루 사망자를 셈하며 숫자가 올라가는 것을 볼 때마다, 대체 뭐하는 짓인지 불쾌감이 인다. 국민을 겁주는 방법이 가지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이렇게 죽어나가는데 정작 대책은 어디 돌아다니지 말고, 모여 있지도 말고, 손이나 잘 닦으란다.

정부의 헛발질은 나라 안에서만이 아니다. 저 멀리 지구 반대편 중남미 온두라스에 한 감옥이 있다. 거기에서 멋진 인생을 꿈꾸던 한 젊은이의 삶이 낭떠러지로 떨어지기 일보 직전에, 가족과 누리꾼을 포함한 국민이 손을 잡아주었다. 그동안 정부가 한 일은? 물론 많이 했다. 그냥 많이 했다고 한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이제는 하도 많아 그러려니! 한다. 국가가 국민을 책임지지 못하고 개인이 직접 자신의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나라…. 물론 알아서 챙겨줄 때도 있다. 대한민국 부의 1번지라 할 수 있는 서울 강남에서는 걸리지도 않은 질병에 예방약도 아닌 치료제 타미플루를 챙겨주었다나.

대통령의 사돈 기업이라는 효성그룹을 처리하는 검찰을 봐도 그렇다. 전직 대통령 집안을 들쑤셔놓던 게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밥은 먹고 다니는지 궁금할 만큼 열성적으로 수사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혐의를 흘리던 검찰이 지금은 영 딴판이다. 일개 누리꾼이 검찰보다 더 많은 혐의 사실을 알고 있지 않은가.

마치 ‘비교체험 극과 극’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만큼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나라에서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묻고 싶다. 악착같이 돈을 모으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출세를 해야 하는가? 그런 인생에게 부탄이라는 작은 나라의 ‘국민총행복지수’를 가르쳐주고 싶다. K 18기 독자편집위원

착잡한 언론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노조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헌법재판소 결정 내용을 전하는 디엠비(DMB) 방송을 시청하며 침울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착잡한 언론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노조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헌법재판소 결정 내용을 전하는 디엠비(DMB) 방송을 시청하며 침울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날치기 관습 손 들어주는 헌재의 습관’ 댓글
헌재의 논리라면 자유당 시절 사사오입으로 한 개헌도 법적 하자가 전혀 없는 거네요. 그리고 앞으로 대통령 선거 조작이나 탈법 선거로 당선돼도 모두 유효네요. 노인네들이나 환자들 대신 잘 변장해서 대리투표 해도 모두 유효표네요. 정말, 이 무슨 ××들이 헌재에 틀어앉아 있는지…. (lhn898)
그리고 인간은 신종 플루를 만들었다

→멋진 기사입니다. 타미플루 특허권을 가진 업체의 최대주주가 럼즈펠드라니요. 굉장하군요. 독감은 플루라는 말로 통일해야 할 듯합니다. 외국에서는 ‘H1N1 스와인 플루’라고 하는 것 같던데, 막연히 ‘신종 플루’라고 하는 것은 좀 무책임한 듯합니다. uniyoung

이보다 더 낮은 삶을 어디서 찾으리오

→지금 직장이 비록 정규직이지만 그만두게 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해본 적이 있습니다. 가진 기술이 없으니 식당 아줌마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더 관심 있게 읽게 됩니다. 서글프고, 우울하고, 한없이 처량한 기분이 듭니다. 외식은 거의 못하고 가끔 회식할 때 가는 것이 전부지만 식당에 가면 아줌마들 그만 부려먹어야겠다 싶네요. 그것밖에 도울 일이 없는 서글픈 현실…. ju35

→나도 식당에서 일하는데 기사를 읽고 상처를 받았다. 극단적인 사례를 쓴 것 아닌가. 여기 아줌마들, 애들 보고 일하는데 그 희망을 꺾어놓는 내용을 꼭 써야 했나. 또 음담패설 일러스트를 보고 사람들이 식당 아줌마들이 다 저렇다고 생각할까봐 속상하다. 경기도에서 익명의 독자


헌법 정신 외면한 ‘용산 재판부’

→정의란 권력에 힘이 없을 때 존재하는 것이죠. 지금처럼 서슬이 퍼럴 땐 재판부도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또 권력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하느라 노심초사한다는 걸 국민 여러분은 이해 바랍니다. hwan8786

손바닥으로 효성을 가리나

→순댓국밥 먹어가며 연극한 결과 국민을 받들겠노라 외치던 머슴 역의 인간이 대표가 된 이후, 단 하루도 즐겁게 보낼 수 없는 이 나라의 국민이여! 여의도 광장에 수만 명이 모여도 뉴스거리가 안 되는데, 연예인 결혼이며 성폭행 사건이 더 중요해진 이 나라의 현 언론을 어찌하리오. 가히 전직 대통령의 몇 배가 될지 모르는 비자금 사건을 덮고 지나가기에 충분한 언론 장악이 이미 이루어진 건가? pcs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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