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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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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776호를 읽고

등록 2009-09-16 11:05 수정 2020-05-03 04:25
<한겨레21> 776호

<한겨레21> 776호

[집중 모니터링] 범죄자가 잠재적 범죄자를 감시하는 세상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는데 그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의 수준도 발전하는가?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거나 발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체로 어떤 일을 하는 데서의 불편함 때문인 경우가 많다. 예전 같으면 영장을 청구하고 관련 기관·기업에 공문을 보내는 등 수선을 떨어도 겨우 뒷북 정보나 얻을 수 있었을 텐데, 대한민국의 뛰어난 정보기술(IT)은 그런 불편함을 한 방에 해결해주었다. 일명 ‘실시간 패킷 감청’이란다.

이미 곳곳에 설치돼 범죄 예방과 범인 검거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는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대부분의 사람들이 24시간 함께하는 휴대전화 통화는 물론 문자메시지와 현재 위치까지 엿보는 감청과 더불어 도·감청 3종 세트를 이뤘다. 드디어 ‘빅브러더’의 화룡점정을 찍기 직전까지 다다른 것인가. 이런 호랑이 날개 같은 기술을 개발해내는데도 이 정부는 ‘IT’가 일자리 없애는 나쁜 기술이라고 앞에서는 대놓고 욕하더니 뒤에서는 실속을 챙긴 셈이다. 대체 이 정부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참으로 뻔뻔한 정부다.

세상이 점점 파놉티콘화돼간다. 이는 곧 우리를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웃기는 사실 하나! 이 정부의 우두머리를 비롯해 수많은 정부 인사의 인사청문회를 보면, 범죄자가 아닌 사람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어째 하나같이 부동산 투기와 이에 따른 위장전입이 필수고 탈세나 논문 표절 같은 옵션을 달고 있다. 범죄자가 잠재적 범죄자를 감시하고 단죄하며 법질서를 외치는 세상. 이런 세상을 두고 에서 “세상 좋아졌잖아!”라는 말을(그것도 반말로 찍~) 하는 사람이 있었다.

YTN의 간판 프로그램이던 은 지금 제작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표면적으로 담당자가 징계를 받은 것이지만 징계를 받은 이유는 이 불편한 사람들의 압력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고 보니 그들에게는 진짜 좋은 세상이 왔구나. 가만히 앉아 잠재적 범죄자를 감시하고,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며, 보기 싫은 프로그램은 없애버리고, 죄를 지어도 그까이꺼 대충 사과하고(가끔은 그런 사과도 없이) 버티면 되는 세상. 범죄자들의 천국이자 무릉도원이 바로 이곳 대한민국이구나! 에라이 열여덟!!! K 18기 독자편집위원

블로거21 ‘YS의 또 다른 야합을 기대하며’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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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는 변신을 잘하지요. 정신적 실업자들이 이제 민주세력으로 둔갑할 차례군요. 대한민국에서 살아남는 최고의 덕목은 교활함이지요. 거기에 색이 변하지 않는 두꺼운 낯빛은 금상첨화고요. 민주국가의 가면을 쓴 영원한 봉건국가여, 영원하라! (diewelt)
인터넷·전자우편 실시간 감청 시대

→ 이 정도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정보기관이라면 차라리 폐지하는 게 국가 전체를 위해 이로울 것이다.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국가의 신뢰 상실로 인해 국가의 발전과 존립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정보기관이 없어졌을 때 부작용은 있겠지만 경찰 등을 활용해 얼마든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보기관들은 건국 이래 단 한 번도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위해 존재했던 적이 없는 것 같다. phoenixaz

→ 조지 오웰의 가 생각나는군요. 무서워서 어디 살겠습니까. lsbless

→ 무서워요. psk7275

김홍일의 비극도 남산에서

→ 평안한 노후를 보내고 계신 전두환 전 대통령님. 김대중 전 대통령님은 당신을 용서했을지 몰라도, 저런 비인간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았던 당신을 난 절대로 용서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 죗값은 반드시 치르게 될 것입니다. 이 생엔 당신에게 축복이 내린 듯하니 맘껏 누리시고, 언젠가 죗값을 받게 되거든 그땐 군소리 말고 달게 받으세요. lifesnew

→ 아픈 기억일수록 미래에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후대까지 기억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남산 르네상스 마스터플랜’도 좋지만 전체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과거 우리의 과오를 잊지 않도록 기념관을 세우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합니다. lukah

“X파일 폭로 이후 4년은 대한민국 성역을 확인한 과정”

→ 정말 대단한 분들입니다. 비리의 온상인 삼성과 검찰이 개선될 때까지 이분들이 건재하길 빕니다. nople

‘DJ 운구’ 정부 반대로 청와대 못 들렀다

→ 난 단지 민주주의의 상징적 존재인 김대중 대통령님을 애도하는 의미에서 ‘근조 민주주의’라는 작은 피켓을 들고 서 있었을 뿐인데, 그것을 못하게 하냐. 벌러덩 들어다 내쫓아버리더군. 진짜 뭐 이딴 게 다 있나. ‘근조 민주주의’가 ‘이명박 퇴진’으로 보였나? a7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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