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8호가 발행돼 배포되는 9월14일에 정확히 제대 D-100일을 맞는다는 말년 병장 김학휘(24)씨와 얘기를 나눴다. 원래 보수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어서 사회활동에 적극적인 여자친구와 많이 부딪혔다는 우리 김 병장, 점점 여자친구 쪽으로 기울더니 지금은 거의 같아졌다나? 지난 5월 정기구독을 시작했는데 요즘엔 여친과 기사를 가지고 대화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1. 아무리 말년이지만 군대에서 을 노골적으로 보다니, 간부들이 싫어하지 않나.내가 무슨 불온서적 보는 것도 아니고…. 윗분들과 얘기해도, 애독자라 해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지금 군대는 옛날 쌍팔년도 군대가 아니다.
2. 근데 어떻게 군대 가서 생각이 더 진보로 기우나.여자친구의 영향이 컸다. 싸우기도 많이 했지만 어느덧 나도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3. 사회적 문제로 여자친구와 많이 싸웠다니 예를 들어달라.여자친구가 시민 모임이나 각종 집회에 빠지지 않고 나가는 게 못마땅했다. 그냥 혼자 가면 그나마 괜찮은데, 꼭 나를 데리고 가려 해서 거부감이…. 그땐 정말 많이 싸운 거 같다.
4. 그렇다면 지금은.지금도 적극적인 참여는 꺼려지지만 그녀가 이해되고 또 많이 도와주고 싶다. 요즘엔 이 배달되면 정말이지 한 글자도 빼지 않고 읽는다. 마음에 드는 기사는 스크랩도 한다. 덕분에 여자친구를 만나면 대화할 수 있는 주제가 많아졌다. 서로 열혈독자이다 보니 대화하는 재미가 있다.
5. 최근 본 기사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은밀한 저항’이란 기사(765호 표지이야기)다. 예전엔 일반 시민들이 나선다고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 기사를 보고 ‘그래, 조금씩이라도 참여하면 사회가 점점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나도 모르게 무릎을 탁 하고 치게 된 기사였다.
6. 요즘 제일 답답한 일이 있다면(사회적인 문제 중에 꼽으라는 의도였는데…).제대가 한 100일 정도 남았는데, 정말 시간이 안 가서 답답해 죽겠다.
7. 나가면 뭐 할 건가.우선 내가 좋아하는 일이 뭔지 찾아보겠다. 내 정체성도 찾고, 장래 꿈이 기자니까 공부도 열심히 하고. 지금 계획은 많다.
8. 기사 중에 맘에 안 드는 것은.맘에 안 드는 건 잘 모르겠고, 재미없는 기사는 있다.
9. 에 하고 싶은 말은.세상이 너무 오른쪽 날개만 커진 세상 같다. 왼쪽도 같이 커져야 몸통도 커지고 잘 날 수 있지 않나. 이 그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 한국에선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매체 같다.
10. 끝으로 여자친구에게 하고픈 말은.내가 답답했을 텐데도 이해해줘서 고맙다고 전해주고 싶다. 고마워. 그나저나 내가 ‘독자 10문10답’에 나온 줄 알면 기절할 정도로 놀랄 거 같다. 흐흐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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