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노무현’(756호)이었다. ‘아주 떠나버리지는 말아요’(762호)로 바뀌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기에 그만큼 충격이 컸겠지만 우려스럽다. 그분의 인간적 면모와 생전의 소탈한 모습을 감안하더라도 마치 경쟁하듯 노 전 대통령을 ‘신화’(이 말을 쓰는 것이 굉장히 조심스럽다)처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해서다. ‘굿바이 노무현’ 기사가 잘못된 걸까? 아니다. 표적 수사임이 농후했지만, 어쨌건 노 전 대통령 스스로도 일부 인정한 부분이 있다.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마치 그 부분은 너무 가혹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댄 것이었다고 이야기하고 그를 추억‘만’ 하는 것이 과연 언론의 본질인지 의문이다. 노 전 대통령을 더 집요하게 파헤치라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이 추모 열기에 대해 언론은 감정적 수사를 자제하고 좀더 차분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굿바이 노무현’과 ‘아주 떠나버리지는 말아요’ 사이의 간극에 대한 스스로의 언급은 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도덕성의 칼끝은 황석영에게도 향하는 것 같다. 그런데 황석영의 변절 논란을 두고,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는 듯이 강경하게 말하는 문학계가 다른 사회적 문제에서도 이렇게 강경한 목소리를 낸 적이 있던가. 조선시대 사립문 밖에서 굶어죽는 백성은 뒤로한 채 선비들이 자존심 싸움을 벌이던 것이 떠올라서다. 황석영이란 아이콘이 갖는 무게에도 불구하고, 변절이냐 아니냐 논란이 그렇게 중요한지 나는 잘 모르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것이 그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이라크 파병 결정 때문인가? 아니다. 그런 결정에도 불구하고 그가 추구한 가치들의 본질은 서민을 향해 있었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 아닌가? 황석영은 어떤가? 변절자라는 이유로 그의 몇십 년을 모두 부정하고 무시해야 하나? 진중권 교수에게 ‘금붕어’라는 모욕적이고 수치스러운 말까지 들어야 할 정도로 그의 몇십 년은 아무것도 아니었나? 이런 걸 두고 무섭다고 해야 한다. 과도한 도덕성을 강요당한 끝에 사지로 내몰린 전 대통령이나, 변절자로 ‘호명’당함으로써 매장된 소설가의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본다.
공통점이 보인다. 우리나라는 뭔가를 ‘죽이기’가 이렇게 쉬운 세상이었던가, 하는 물음이다. 여기에 한국예술종합학교 황지우 총장이 논란 끝에 사퇴했다. 민영회사 포스코의 회장 또한 어떤 세력의 결정으로 바뀌었단다. 무서운 ‘죽이기’ 실력들이다. 우울한 762호였다. 기사들의 면면으로나 그 기사들이 말하는 한국 사회의 무서움으로나. 박홍근 18기 독자편집위원
정부는 민심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위를 금지하고 전경들로 하여금 정부를 질책하는 진정한 애국 시민을 탄압하도록 하고 있다. 광장의 차벽이 촘촘히 펼쳐질수록, 국민을 향해 휘두르는 전경의 곤봉이 많아질수록 딱 그만큼 민주주의는 후퇴할 것이다. 군사정권 시절에 최루탄을 쏘며 민주화를 억압한 것과 작금의 상황은 다를 것이 없다. </font><font color="#006699"> 시스템의 노무현 죽이기</font>
→웃기네. 도 자유로울 수 없어. 니들도 노무현을 버렸잖아? 난 니들이 조·중·동보다 더 미워. 왜 믿지 못하지, 그 사람을? 내가 노무현보다도 를 좋아했는데, 그저 검참 발표로만 판단하고. jang77770
→jang77770님의 심정 충분히 이해하지만, 님 역시 널리 포용 못하는 진보의 맹점이 보이네요. 아니면 진보를 가장한 알바든지. 작은 차이를 용납 못하고 모래알처럼 흩어져 주적에 대항하기보다는 내부에서 쌈박질하는…. 아무리 미워도 조·중·동보다 더 증오하고 경원시해서야. ㅉㅉ khw1482
→진짜 비판 언론과 비판을 가장한 정치적 보복을 한 조·중·동을 동일시해선 안 된다. mj921028
<font color="#006699"> 기득권 스스로 포기한 ‘탈권위의 상징’</font>→몇 주 전 에서 ‘굿바이 노무현’이라는 제목으로 표지이야기를 실었을 때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생각했는데,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모두 정반대의 태도로 변하는 걸 보고 좀 실망했습니다. 그래도 자성할 줄 아는 언론이기에 믿음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노무현 정신’의 실현에 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viclee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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