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 ‘아프지 마라, 마히아’를 보며 미국에 있을 때 딸과 친하게 지내던 ‘새봄’이라는 여자아이가 생각났다. 아빠·엄마는 한국에서 선생님을 하다가 아빠가 바이올린을 만드는 것에 흥미가 생겨 공부를 위해 모든 것을 한국에 남겨두고 미국에서 학생 신분으로 있던, 한국에서는 중위층에 속하던 가정이었지만 미국에서는 돈을 벌 수 없는 계층에 속했던, 그러나 희망을 먹고 살던 한 가정의 딸이었다. 의료보험이 당연히 없었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고열에 시달리다 응급실에 가던 도중 부모의 품 안에서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 자녀가 죽으면 그 아이는 부모의 가슴속에 묻힌다고 했던가. 아직도 부모는 아이의 무덤 근처에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가서 살고 있다. 의료보험이 있었다면 그 아이는 미리 검진을 받아 살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언제나 머릿속에 남는다. 우리도 다른 나라에 가면 천대받는 황인종이건만 국적과 피부색이 우리와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나라 사람을 배척하는 풍조는 하루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난리를 치지만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속지주의는 선택할 수 없는, 겉으로는 인권과 평등을 외치지만 돈이 있고 좋은 차를 타고 다녀야 대우받고 살 수 있는 대한민국.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들만이라도 우리와 평등한 대우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한국 생활 3년을 채운 마히아에게 시민권도 아닌 한국 체류권을 주는 게 그토록 어려운 일일까. 마히아에게 적어도 의료·보건·교육권만이라도 줘야 한다.
새해특집의 많은 기사들이 마음을 아프게 하고 감동을 주었다. 특히 ‘순대 아저씨는 그날 아이들 케이크를 살 수 있었을까?’라는 기사는 많은 반성을 하게 했다. 얼마 전 전철을 세 번 갈아타면서 곳곳에 구세군 남비는 왜 이리 많은 거야, 하고 마음속으로 했던 생각들, 크리스마스 때 집에서 아이들과 먹으려고 케이크를 샀던 일…. 술값은 안 아까운데 누구를 도우려고 지갑에서 돈을 꺼낼 때는 왜 이렇게 손이 떨리는 건지, 한참 동안 가슴이 아팠다.
‘맞수 기업 열전’에서는 두 기업이 왜 맞수가 되는지 그 근거도 같이 이야기해주면 좋겠다. ‘진중권과 정재승의 크로스’는 글쓴이들이 다른 분야에서 자기의 또 다른 업적을 만들어내고 있는 작가들이어서 그런지 두 기사 모두 참 좋았다. 앞으로도 많은 좋은 기사들을 기대해본다. 조성완 17기 독자편집위원
‘순대 아저씨는 그날 아이들 케이크를 살 수 있었을까?’ 댓글
→ 글마다 기자들의 개성이 드러나 멋진 특집 기획이 된 것 같네요. 이런 게 진정한 글쓰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첫 울음소리와 신문 선물’은 정말 멋진 선물이에요. 노조 회의실에서 열리는 도시락 모임에 대해 쓴 ‘황후의 밥과 찬, 도시락 공동체’도 그 풍경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네요. jsyhsn83
‘비행기 기름값은 왜 선불인가요?’ 댓글→ 사실 유류할증료는 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사 부담을 덜어주려고 만든 것으로 항공사의 이익을 극대화한 제도입니다. 현재 제가 알기로는 유류할증료 제도를 도입했을 때보다 유가가 떨어져 있는데 여전히 유류할증료를 받는 것, 저만의 불만인가요? 마치 유류할증료가 아니라 환율할증료 같은 느낌이 납니다. jbstar
→ 유류할증료는 같은 동북아 지역이라고 같은 액수를 받으면서 항공사 마일리지는 실제 운항 거리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있습니다. 고객한테 받는 돈과 고객한테 지급하는 마일리지에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항공사의 횡포로 느껴집니다. 자기들 이익에 따라 기준을 달리 적용하는 항공사에 기분이 나쁩니다. amorfati77
‘마음에 이중국적을 품은 사람들’ 댓글→ 동지들이 많군. 바람처럼 구름처럼 살다 가고 싶을 뿐. 단지… 가서 아름다웠노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랄 뿐. widehoon
→ 나는 일본이 좋다. 정치를 떠나 순수한 여행의 관점에서 말이다. 다른 사람 간섭하지 않고, 우리와 음식과 용모가 비슷하며, 한자문화권이라 일본어를 못해도 별문제가 없다. 게다가 저렴하고 깨끗한 유스호스텔이 많으니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가깝기도 가깝다. 그들의 자연보호 노력은 존경스럽다. 여러 가지로 배울 게 많은 나라다. hans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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