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진씨. <한겨레21> 류우종 기자
‘몰랐습니다. 제가 선택한 꿈이 이렇게나 힘이 든다는 것을…. 저는 한국방송 팀의 막내작가 유수진입니다. 막내작가에 대한 기사 잘 읽었습니다. 가렵고 찝찝한 제 마음을 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 10문10답을 통해 제가 막내작가로 보낸 1년을 추억하고 싶습니다.’ 분홍빛 편지지만큼 글씨도 고왔다. 서울 여의도에서 독자 유수진(24)씨를 만났다.
전공이 법학이어선지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다. ‘공룡에게 먹힌 꿈, 막내작가 무한노동’(734호 인권 OTL)을 읽고 격려와 지원의 의미로 편지를 보냈다. 독자 인터뷰는 사회생활 1년을 채운 내게 주는 선물인 셈이다.
마침 주말에 암 투병 중인 출연자에게 편지를 쓰는 김에 에도 하나 썼다.
힘든 면이 외부로 많이 공개되지 않았다. 아이템 찾느라 매일 ‘맨땅에 헤딩’이다. 업무량, 보수 등이 기사와 다르지 않지만 그래도 난 운 좋게 외주회사 중 탄탄한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
막내끼리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방송에서는 “너 아니어도 할 사람 많다”는 식이다. 이번 기사를 보고 주변의 막내들이 공감을 많이 하더라. 확실히 구조의 문제다.
대학교 3학년 때쯤 정하고 4학년 때부터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을 다녔다.
대학교 1학년 때 학보사 생활 시작하면서 정기구독을 했다. 지금까지 계속 본다. 늘 내게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전해준다.
포토스토리에 나온 시골 경찰도 만나봤고 인터넷 스타에 소개된 친구도 취재해 오래 연락하고 있다.
같이 산다. 바쁘다고 얼굴도 못 보고 아직 용돈도 못 드리는데 그래도 늘 날 믿어주셔서 감사하다.
꿈이 있어서 시작한 일이다. 지금 고생이 계속될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을 만들면서 평생 못 만나봤던 이들을 만나 삶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경기도 나쁘고 일도 많아 다들 힘들지만 PD님, 작가님, 다 같이 힘내자고요!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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