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창간 시절부터 사무실에서 잡지를 받아보던 남편이 1년 전쯤 <한겨레21>을 끊어버렸다. ‘열혈독자’ 김혜원(70)씨는 손수 재구독 신청을 했다.
“젊은이들을 상대하는 잡지라 그런지 가끔 거북한 표현들이 보여요.” 노무현 대통령을 과격하게 깎아내린 내용 때문에 당신 손자들이 “대통령을 뭐같이 안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대통령 편만 들지 마라”는 항의들이 편집국 한켠에 쌓여 있으니, 애초부터 양쪽 장단을 다 맞출 수 없는 것이 이 잡지의 ‘숙명’이다. 그러나 “부드러운 기사를 늘려달라”는 요청에 맞게 새 메뉴를 개발하는 일은 잡지의 ‘숙제’로 남겨둔다.
김혜원씨는 얼마 전 자신의 ‘숙제’를 마쳤다. 일흔 인생을 결산하며 30년간의 교도소 자원봉사 체험을 모아 한권의 책을 펴내게 된 것이다. <하루가 소중했던 사람들>에는 사형수 10명을 만난 사연과 그들의 편지가 담겨 있다.
그는 1975년 연쇄 살인범 김대두와의 교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사형수 20여명을 교화했다. “어두운 이야기지만 그냥 묻어버리기엔 아까운 우리 사회의 모습이에요.” 남편을 독살한 여자, 억울하게 죽은 이, 80년대 시국사범들의 ‘마지막’은 각자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이다. “어떤 이는 절망에 빠져 미리 죽어버리더군요. 하지만 삶에 눈뜬 사형수는 생기를 찾고 남아 있는 짧은 시간을 누리고 떠납니다. 김대두도 새사람이 되어 떠났죠. 어떤 흉악범이라도 다시 태어날 수 있는데, 국가가 법의 이름으로 교화를 포기하다니, 사형제도는 재고돼야 합니다.”
6월8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관련 전시회에선 설치미술가 신영성, 사진가 윤병진의 작품과 사형수들의 유품들이 선보인다. 또한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 관련 시국사범이었던 황대권, 김성만씨의 강연도 준비돼 있다. “더 좋은 사회를 꿈꾸는 우리 독자님들이 오셔서 함께 나눔을 얘기할 수 있다면 제 작은 보람으로 여기겠습니다.” <한겨레21> 독자들에게 띄우는 초대장이다.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02-736-1020)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재명아” 장동혁 파문…“국민이 뽑은 대통령에 최소한 예의도 없어”

경찰 부당수사 때 수사기관 변경…여, ‘보완수사권 폐지’ 형소법 발의

‘짱구 엄마’ 강희선씨 보낸 아들 “어머니 아들이라 행복했어요, 사랑해요”

‘윤석열 체포방해’ 김성훈 전 경호차장 징역 5년 법정구속

20살 생일날 안락사…청주 시베리아호랑이 ‘호순’이 하늘로

아빠 외출한 밤 11시 빌라 덮친 불길…초등 1·2학년생 남매 숨져

김형오 “장동혁 책임지고 사퇴, 한동훈은 당권 포기해야”

한동훈, ‘검언유착 오보’ KBS 기자 상대 5억대 손배소 패소

붉은 ‘유리 바닥’ 아래로 황홀한 허공 58m…다리는 덜덜, 눈엔 절경이 훅

신생아 때 뇌출혈 이겨낸 5살 미소천사, 3명 살리고…정말 천사가 되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