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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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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정기독자] 구독 10년, 교도소 봉사 30년

등록 2005-06-02 00:00 수정 2020-05-03 04:24

▣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창간 시절부터 사무실에서 잡지를 받아보던 남편이 1년 전쯤 <한겨레21>을 끊어버렸다. ‘열혈독자’ 김혜원(70)씨는 손수 재구독 신청을 했다.

“젊은이들을 상대하는 잡지라 그런지 가끔 거북한 표현들이 보여요.” 노무현 대통령을 과격하게 깎아내린 내용 때문에 당신 손자들이 “대통령을 뭐같이 안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대통령 편만 들지 마라”는 항의들이 편집국 한켠에 쌓여 있으니, 애초부터 양쪽 장단을 다 맞출 수 없는 것이 이 잡지의 ‘숙명’이다. 그러나 “부드러운 기사를 늘려달라”는 요청에 맞게 새 메뉴를 개발하는 일은 잡지의 ‘숙제’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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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씨는 얼마 전 자신의 ‘숙제’를 마쳤다. 일흔 인생을 결산하며 30년간의 교도소 자원봉사 체험을 모아 한권의 책을 펴내게 된 것이다. <하루가 소중했던 사람들>에는 사형수 10명을 만난 사연과 그들의 편지가 담겨 있다.

그는 1975년 연쇄 살인범 김대두와의 교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사형수 20여명을 교화했다. “어두운 이야기지만 그냥 묻어버리기엔 아까운 우리 사회의 모습이에요.” 남편을 독살한 여자, 억울하게 죽은 이, 80년대 시국사범들의 ‘마지막’은 각자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이다. “어떤 이는 절망에 빠져 미리 죽어버리더군요. 하지만 삶에 눈뜬 사형수는 생기를 찾고 남아 있는 짧은 시간을 누리고 떠납니다. 김대두도 새사람이 되어 떠났죠. 어떤 흉악범이라도 다시 태어날 수 있는데, 국가가 법의 이름으로 교화를 포기하다니, 사형제도는 재고돼야 합니다.”

6월8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관련 전시회에선 설치미술가 신영성, 사진가 윤병진의 작품과 사형수들의 유품들이 선보인다. 또한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 관련 시국사범이었던 황대권, 김성만씨의 강연도 준비돼 있다. “더 좋은 사회를 꿈꾸는 우리 독자님들이 오셔서 함께 나눔을 얘기할 수 있다면 제 작은 보람으로 여기겠습니다.” <한겨레21> 독자들에게 띄우는 초대장이다.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02-73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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