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청문회
강재훈 사진팀장이 말하는 ‘좋은 사진’… 순간을 포착하기 위한 힘을 키워야 한다

독자편집위원회가 이번엔 의 모든 사진을 책임지고 있는 강재훈 사진팀장을 호출했다.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가’부터 초상권의 문제까지, 지면 안에 숨어 있는 사진기자의 노력과 애환을 들어본다.
오용연: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사이에 긴밀한 협조와 이해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강재훈: 어떤 취재를 할 것이다라는 안이 대충 나오면 사진 취재는 주로 누가 맡아서 할지 정하고 취재기자들과 계속 얘기합니다. 최종적으로는 취재기자, 사진기자, 편집기자 세명이 논의하죠.
김경목: 좀 단순한 질문인데요,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요?
강재훈: 먼저 기계의 사용법을 완전히 터득하지 못하면 의도한 대로 찍어낼 수 없어요. 수습기자들에게는 먼저 기계적 훈련을 많이 시키죠. 그러고 나면 ‘프레임 훈련’이라고 여러 신문, 잡지를 계속 보게 합니다. 신문들을 보면 다른 기자들이 찍었는데도 비슷한 사진들이 나올 거예요. ‘짜고 치는’ 건 아니고 서로 이 상황에서 최상의 그림은 이거다라고 생각하고 찍기 때문에 비슷한 거죠. 결국 사진의 내용과 질을 보장하는 건 사진기를 든 사진기자죠.
남광우: 특별히 관심 있는 분야가 있는지.
강재훈: 90년 후반에 야근하며 뉴스를 체크하다 시화지구 안의 우음도에 선생 한명, 학생 학명인 학교가 폐교된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이거 남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지면과 상관없이 사진 찍으러 갔어요. 그 일을 계기로 96년부터 휴가와 휴일 거의 대부분을 분교 찾아다니는 데 쓰고 있죠.
이준상: 사진의 힘은 엄청나게 크고, 사진기자의 감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영남의 선택’ 표지에서 다른 사람들은 심각한데 박근혜 의원 혼자 웃고 있더라고요.
강재훈: 예전에 저희가 이회창 총재 사진을 표지로 쓴 적이 있어요. 그 밝은 표정의 사진은 사실 그 전에 도전인터뷰할 때 함께 찍어놓은 사진이죠. 하지만 같은 날 찍은 사진인데도 인터뷰 때 실은 사진과 완전히 다른 느낌이에요. 일 잘하는 기자는 한번 만났을 때 가능한 한 이런저런 표정을 두루 찍어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제 또 만날지 모르니까요.
이준상: 실제 사진과 연출사진의 괴리감이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폐교될 예정인 학교는 마지막 수업시간에 맞춰 찍을 수 없으니 한달 전에 찍어놓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연출을 해야 할 상황도 많을 것 같은데요.
강재훈: 인물 인터뷰의 경우 자료사진으로 들어가는 것과 사건을 보도하는 경우의 연출사진은 그 의미가 완전히 다르죠. 보도사진은 절대 연출해선 안 됩니다. 얼마 전 신문에서 이인제 후보가 창가에 나와 고뇌하는 사진이 나왔어요. 사진설명을 보면 열개 중앙언론사 중 딱 두 군데만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의해 창가로 나와’라고 썼습니다. 그건 완벽한 연출사진이거든요. 최소한 독자들을 위해 설명만큼은 정확히 달아줘야 합니다. 마지막 수업의 예를 들었는데 저는 7∼8년 분교를 찾아다니면서 연출을 안 하겠다고 결심했죠. 연출해서 사진을 찍으면 다시는 그 학교에 갈 수 없어요. 정말 제대로 된 사진기자라면 순간적인 것에 저격수처럼 쏠 수 있는 힘을 키워놓고 작업을 해야 해요.
오용연: 저번 황수정 사건이 텔레비전에 나왔을 때 황수정씨가 처음에는 검은 모자를 푹 뒤집어쓰고 나왔어요. 사진기자들이 뒤에서 “얼굴 좀 보여주세요”, “모자 좀 들어주세요” 그러더라고요. 황씨 아버지가 모자를 들어주니 다시 찍었어요. 전 왜 모자를 벗겨서까지 사진을 찍는가 의문이 들었어요. 두 사진 중 어떤 종류의 사진이 합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강재훈: 가슴에 손을 얹고 전 얼굴 보이는 사진을 쓸 겁니다. 사진기자들이 요청해도 당사자가 불쾌하면 안 들어주면 돼요. 초상권에 관련된 부분은 상당히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사진기자들로서는 충분히 그 사람인지 아닌지 분간이 돼야 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어요. 다이애나비가 데이트한 걸 찍었다 해도 이게 다이애나비임을 증명할 수 없으면 안 되죠. 그래서 얼굴을 들어달라 요청한 것인데, 당사자가 판단해서 요청을 거부할 수 있어요.
김경목: 디지털 카메라도 좋은 게 많은데, 기사 전송에서도 디지털 카메라가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강재훈: 기존의 기계적인 작동은 거의 똑같아요. 기본적으로 화소 수의 문제입니다. 필름은 용량을 크게 스캔받으면 되는데 디지털은 용량을 키울 수 없어요. 저희도 지금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있어요. 필름으로 찍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아니라면 과감하게 디지털 카메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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